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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골 · 서리풀공원길 / 고속터미널역에서 방배역까지 걷는 숲길

향곡[鄕谷] 2023. 11. 3. 12:24

 

서리골 · 서리풀공원길

고속터미널역에서 방배역까지 걷는 숲길

 

고속터미널역 (3번 출구) - 서리골공원 - 참나무쉼터 - 누에다리 - 몽마르뜨공원 - 서리풀다리 - 서리풀공원 - 청권사쉼터 - 청권사 - 방배역

이동거리 4.0㎞. 이동시간 1:21 (2023.11.2. 맑음. 18.9~25.9℃)

 

 

 

 

 

서리골공원과 서리풀공원은 고속터미널역에서 방배역 사이에 있는 숲길 공원이다. 서리풀이 무성하여 서리풀공원이라 하였다. 서리풀은 벼(禾)를 의미하고, 고구려 때 벼를 서화(瑞禾)라 하였다. 서리풀을 한자로 하면 서초(瑞草)이다. 서초구의 서초도 서리풀에서 나온 이름이다. 서초란 좋은 풀이란 뜻도 된다. 고속터미널이 있는 곳은 반포이다. 이 마을을 흐르는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고 서릿개였다. 서릿개는 반포(蟠浦: 서릴 반, 물가 포)였다가 한자를 반포(盤浦)로 고쳤다. 

 

반포동에 있는 고속터미널역을 이리저리 돌아나와서 성모병원과 미도아파트 사이에 있는 서리골공원에 올랐다. 동네 뒤 조그마한 산으로 숲길을 겨우 하나 만들 정도로 작은 숲이다. 수종은 참나무가 주종으로 길에는 참나무 낙엽이 수북 떨어져 있다. 참나무류는 지금은 우리나라 수종의 25%이다. 지구 북반구 어디에나 있는 나무이고 귀하게 여기는 나무다. 참나무 번식은 다람쥐가 묻어 찾지 못한 것이 제일 많은데 다람쥐는 보이지 않는다. 작은 철봉이 참나무숲에 있어 어릴 때 매달리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서리골공원 참나무쉼터에서 내려서면 누에다리다. 누에는 누에나방의 애벌레다. 다 자란 누에는 실을 뽑아 고치를 짓게 된다. 누에방에서 싱싱한 뽕잎을 먹던 누에처럼 조형미로 멋을 낸 다리다. 벼가 필요하였듯 누에는 우리 생활에 필요한 생산적인 곤충이었다. 누에다리 건너면 몽마르뜨공원으로 프랑스사람들이 주위에 산다고 조성한 작은 공원이다. 그곳을 지나면 서리풀공원으로 들어서고 정상에 서면 바로 앞으로 우면산과 구룡산이 나직이 서 있다. 산 아래 방배동(方背洞)은 우면산을 등지고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단풍이 이곳까지 내려와 울긋불긋하다. 

 

서리풀공원에서 남쪽으로 내려서면 소나무 숲길을 지나 다시 참나무 숲길이다. 작은 산길을 아기자기 하게 오르내리도록 만들어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청권사 쉼터를 지나면 청권사(淸權祠)이다. 태종의 둘째 아들이고 세종의 형님인 효령대군의 묘역으로 사당이 있다. 청권(淸權)은 '처신함이 청도(淸道)에 맞고, 스스로 폐함은 권도(權道)에 맞다'는 것으로 효령대군의 행적을 의미한다. 들고 나는 처신이 분명했다는 말이다. 서리풀공원길은 짧게 걸을만한 도시 속 숲길이다. 준비 없이 갑자기 떠날 수 있는 길로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고 도시 속에서 숲을 잠시 만날 수 있다.  

 

 

 

서리골공원 오르는 길

 

 

서리골공원

 

 

서리골공원

 

 

철봉이 있는 곳

 

 

누에다리

 

 

누에다리 아래 반포로

 

 

누에 조각상

 

 

서리풀공원

 

 

서리풀공원 정상 조망

 

 

효령대군 사당 청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