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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서울 걷기 좋은 길

북한산둘레길 3-1. 우이동 ~ 화계사 / 겨울 나무 속으로

향곡[鄕谷] 2023. 12. 4. 20:30

북한산둘레길 3-1. 우이동에서 화계사까지

겨울 나무 속으로

 

북한산우이역- 419 묘지 - 보광사 - 이준열사묘 - 통일교육원 - 화계사 일주문 - 화계역

이동 거리 7.4㎞. 소요 시간 4시간 (2021.12.8. 맑음)

 

 

 

12월 초 찬바람이 한번 지나가고 날씨는 다시 푸근해졌다. 겨울 산행은 기온도 어느 정도 도움이 필요하지만 바람이 자야 한다. 최근 비가 온 후 우이동계곡은 물이 많고도 맑다. 비가 내리고 나서 더욱 맑아졌다. 우이동에서 화계사까지 걷는 길은 높지 않아서 얘기하며 걸어도 숨차지 않은 길이다. 산행은 초반에 숨 고르기가 어려운데 이곳은 그런 염려가 없다. 

 

419 묘지 주변 갈참나무들은 선열들의 기상처럼 하늘을 찌른다. 한참을 쉬다니 직박구리가 주변을 기웃거린다. 직박구리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텃새로 모여 다니며 시끄럽게 울며 높이 나는 새이다. 두어 마리가 나무 사이로 드나든다. 나무열매와 곤충의 성충을 먹는데, 겨울이면 새들이 먹이를 찾아다니는 어려운 시기다. 우리가 한가로이 앉아 시간을 보내는 곳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북한산에는 호장근이 자란다. 줄기에 자주색 반점이 호랑이 가죽을 닮아 붙인 이름인데 줄기가 길게 막대기처럼 생겨 지팡이 장(杖)이 붙었다. 사위질빵과 호장근 등 나무와 풀들이 씨앗을 한껏 껴안고 있다. 누구에게나 헤어질 시간이 있다. 바람이 불면 멀리 떠나보낼 자식들이다. 후손을 얻으려면 품에서 보내야 한다.  민가가 가까운 곳에서는 가죽나무를 가끔 볼 수 있다. 가죽나무의 다른 이름은 호목수(虎目樹)이다. 나무에 붙어 있던 잎자루 자국이 호랑이 눈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가죽나무는 쓸모없는 나무의 대표로 여겼으나 지금은 달라졌다. 세상에 쓸모없는 나무는 없다. 

 

 

 

419 묘지

 

 

 

직박구리가 앉아 있는 나무

 

 

 

직박구리

 

 

 

호장근

 

 

 

가죽나무

 

 

 

화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