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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서울 걷기 좋은 길

서울숲길 3. 서울숲 - 뚝섬유원지

향곡[鄕谷] 2023. 4. 22. 11:07

서울숲길 3. 서울숲 - 뚝섬유원지

 

뚝섬역(8번) - 서울숲 습지원 - 중앙 연못 - 사슴방사장 - 한강 지하통로 - 성수대교 - 뚝섬 한강수변길 - 뚝섬유원지역

이동거리 7.4㎞. 이동시간 2:00. 휴식시간 0:12. 계 2:12 (2023.4.21. 맑음. 11.4~22.8℃)

 

 

 

 

 

 

곡우가 지나고 나서 버드나무 씨앗솜털이 날린다. 꽃이 핀 줄을 몰랐다가 솜털이 날리면 버드나무 꽃이 언제 피었던가 생각하게 한다. 버드나무는 사랑과 이별의 시에 등장하는 나무다. 사람들이 연못가에 늘어진 버들가지를 붙들고 사진을 찍는다. 관세음보살도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뜻으로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있다. 기원전 5세기 의학의 아버지 히포클라테스는 임산부가 통증을 느낄 때 버들잎을 씹으라는 처방을 내렸다. 그리고 19세기말 독일 바이엘사에서 버들잎에서 아스피린 주성분을 추출하였다. 연구원이 아버지의 류머티즘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 진통제 개발에 나서 이룬 성과였으니 버드나무는 영원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나무다.

 

왕버드나무 옆으로 키버들이 하얀빛을 드러내고 있다. 버드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서 경치를 바라보던 노부부가 젊은이들 사진 찍는데 방해가 된다고 슬쩍 자리를 비켜준다. 나무의 빈 공간에 뭇 생명을 품는 것은 큰 나무의 지혜이다. 고목이 속을 비우면 뭇생명이 머물고 유용해지듯, 노인은 큰 나무의 지혜를 가진 어른이었다. 큰 나무들 앞으로 덜꿩나무가 하얀 꽃을 우산처럼 펴고 있다. 나무가 엉켜 큰 나무를 보호하고, 때로는 강렬한 빛과 바람을 막고, 새들이 그 안에 들어가 노래하고 있다. 작은 나무들이 그렇게 숲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종지나물은 나비의 먹이가 되니 벌초하지 말라고 써 놓았다. 세상 식물이나 사람이나 모두 역할이 있다. 

 

숲에서 아이들이 뛰어논다. 숲에서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것은 성찰의 훌륭한 동력이 된다. 아이들이 있는 곳을 지나서 굴다리를 통해서 한강으로 나갔다. 성수대교 아래를 지나면 강변길이다. 강변은 도시화로 나무가 있을 공간이 적어 그늘이 없다. 길은 조금 딱딱한 풍경이긴 하지만 물이 흐르는 풍경이 시원하다. 낮은 곳엔 꽃다지가 많고 등갈퀴나물이 가끔 보인다. 나무는 뽕나무가 띄엄띄엄 섰고, 참느릅나무를 주욱 심었다. 참느릅나무는 숲 가장자리나 강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인데, 생명력이 끈질기고 오래 살면서도 빨리 크는 나무라 강변에 심은 것 같다. 참새가 몇 그루 안 되는 나무 사이에서 즐겁게 노래한다. 봄날은 쉬 지나간다. 그렇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봄날을 노래하여라 새들아.

 

 

 

 

서울숲 연못

 

 

 

덜꿩나무

 

 

 

튤립

 

 

 

모감주나무

 

 

 

산사나무

 

 

 

고로쇠나무

 

 

 

개불알풀

 

 

 

화살나무

 

 

 

한강통로 가는 길

 

 

 

성수대교 아래

 

 

 

성수대교 너머 남산이 보이는 한강변

 

 

 

뚝섬유원지 방향 한강변

 

 

 

등갈퀴나물

 

 

 

참새들

 

 

 

참느릅나무가 있는 한강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