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서울 걷기 좋은 길

한강을 보며 걷는 숲길 2. 살곶이다리 - 장충단공원

향곡[鄕谷] 2023. 4. 18. 21:09

한강을 보며 걷는 숲길 2

살곶이다리 - 장충단공원

 

뚝섬역 - 살곶이다리 - 응봉산 - 독서당로 - 금남시장 - 응봉근린공원 - 한신아파트 - 금호근린공원(금호산) - 매봉산 - 버티고개 생태통로 - 성곽마루 - 국립극장 입구 - 장충단공원 - 동대입구역

    이동거리 9.9㎞. 이동 3:36. 휴식 1:12. 계 4:48 (2023.4.17. 맑음. 6.8~18.1℃)

 

 

 

 

 

뚝섬역을 떠나 중랑천에 들어서니 벌써 벚꽃은 흔적도 없다. 멀리서 보니 보름 전 화려했던 응봉산 개나리꽃도 보이지 않는다. 개나리가 피고 일주일 뒤에 벚꽃이 피는데, 그마저도 피었다가 다 지고 없다. 꽃 피는 것은 기온 변화에 영향을 받는 것이고, 일조시간과 강수량에도 영향을 받는 것이라 그 변화가 빠르다. 

 

이성계가 이방원을 향해 겨누었던 화살이 비껴간 살곶이다리를 건너가니 꽃구경을 나선 사람들이 많다. 응봉산에는  복사나무 꽃도 다 지고, 팥배나무 꽃과 산사나무 꽃이 하얗게 피었다. 꽃이 피고 지는 것도 한 순간이다. 꽃의 시간은 세월처럼 빠르다. 짧은 생애에 꽃이 머물 시간이 있으랴. 

 

응봉산서 내려와 금남시장을 지나 응봉공원을 올라서니 연산홍이 화려하다. 애써 가꾼 봄꽃에 눈길을 잠시 주고 또 걷는다. 금호산 오르니 나직하게 핀 꽃이 반갑고, 분분한 낙화에 봄이 다 가는 줄 알았더니 아직도 응달에선 봄바람이 서늘하다. 매봉산에서 보는 한강은 흐릿하다. 봄의 기운이 내뿜는 대기의 기운이 봄 하늘을 흐리게 하는 것일까. 금호근린공원에서 매봉산을 거쳐 남산숲으로 가는 숲길이 아늑하다. 새들 울음소리에 봄숲이 더 깊다. 

 

높낮이가 그렇게 없는 길이라 여유 있게 걸었다. 뒤풀이를 하러 어느 식당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주인아주머니가 우리를 보더니 산에 갈 때 송홧가루와 산초나무 열매를 딸 데가 있으면 데려다 달라고 한다. 그 연세에 산 다니며 그걸 구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 하였다. 뭐든지 자신 있게 할 수 있다며, 우리 보고 나이를 묻는다. 우리가 나이를 대었더니, 나이 많은 줄 알았더니 애기들이라 한다. 그분은 우리 세월을 뭉텅 잘라가 버렸다. 

 

 

 

살곶이다리

 

 

서울숲 부근 / 응봉산에서

 

 

뚝섬과 동호대교 사이 / 응봉산에서

 

 

팥배나무

 

 

산사나무

 

 

매봉산 정자에서

 

 

금호근린공원

 

 

한양도성 장충성곽

 

 

덜꿩나무

 

 

야광나무

 

 

수표교 / 장충단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