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하늘길 2
한양도성 백악길에서 백사실 계곡으로
한성대입구역 - 혜화문 - 와룡공원 입구 - 말바위안내소 - 숙정문 - 곡장 - 백사실계곡 - 세검정
이동거리 6.6㎞. 이동시간 2:43. 휴식시간 1:19. 계 4:02 (2023.3.24. 맑음. 7.6~18.3℃)
북악하늘길은 북악스카이웨이로 가는 길이 있고, 한양도성 백악길로 오르는 길이 있다. 오늘은 한양도성 백악길이다. 경복궁을 1년 만에 완성한 태조 이성계는 외부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내사산(內四山)을 이어서 한양도성을 축조하기로 하였다. 조선 건국 4년 뒤인 1396년 1월, 전국의 백성 19만 7천을 동원하여 98일간 18.6㎞의 도성을 쌓았다. 엄동설한에 백성의 고초가 참으로 많았다. 한성대입구역에서 나오면 만나는 곳이 동소문에 해당하는 혜화문(惠化門)이다. 혜화란 은혜를 베풀어 교화한다는 뜻이다. 동소문이 여진족 사신이 출입하는 곳이라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다른 성문 문루는 모두 용(龍)을 그렸는데, 이 일대에는 새가 많기에 새의 왕인 봉황을 그렸다. 마침 이곳엔 벚꽃과 살구꽃이 피었고, 앵두나무와 자두나무는 꽃망울이 맺혀 있어 새들이 찾아와 봄꽃을 탐하고 있었다.
혜화문을 지나서 경신교 끄트머리까지 가는 길은 성돌이 없거나 민가나 학교에 담으로 들어가서 많이 훼손되었다. 현재 남아 있는 한양도성 길이가 13.7㎞이니 5㎞ 가량은 없어졌다. 말바위 전망대에 말바위는 북악산 끝에 있어 말(末) 바위가 하기도 하고, 말을 매어 둔다고 부르는 이름이다. 주변 조망이 좋아 문인들이 올라 시를 지었다. 말바위 전망대에서 성벽을 따라 서쪽으로 가는 길은 소나무와 개나리 군락지이다. 초소가 촘촘히 있으나 청와대 개방으로 경계병은 없고 빈 초소만 남아 있다. 이내 숙정문(肅靖門)이다. 서울의 북대문이지만 사람을 위해 사용한 적은 없다. 숙정은 공손히 다스린다는 뜻인데, 가뭄이 심하여 음기를 맞는다는 뜻에서 기우제를 지낼 때 썼다. 촛대바위에서 보는 광경이 장관이라는데 숲이 우거져 볼 수가 없다.
숙정문에서 더 오르면 곡장이다. 효과적으로 조망하고 방어하기 위해 둥글게 쌓은 성이다. 북악산은 바로 아래에 있고, 건너편에 인왕산도 보인다. 산등성이를 오르내리는 성곽이 구불굴불하다. 북악은 서울의 주산으로 남산에 대칭하여 붙인 이름이다. 백악(白岳)이라고도 부른다. 태조 이성계는 한양으로 천도하기 전에 백악산 신에게 호국신이라는 봉작을 주었다. 고종도 황제에 오르고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백악산신에게 고유제를 지냈다. 제사를 지내던 백악신사는 지금은 없다. 곡장에서 길 바깥으로 내려가 백사실로 가느라 촛대바위에서 보는 장관이 어떠한 것이며, 촛대바위 아래 청운대에서는 광화문에서 뻗는 육조대로가 일직선으로 보인다는데 그것도 찾지 못하였다. 새로운 개방 산길도 찾아볼 겸 다시 걸어보아야겠다.
※ 교통편 : (갈 때)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 (올 때) 세검정 건너편에서 경복궁역 방향 버스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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