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과 탄천 길
매봉역에서 복정역까지 걷는 하천길
매봉역 - 대치중 - 양재천 보행자교 - 양재천 탄천 합수점 - 광평교 - 숯내교 - 양지마을 - 창곡천 자전거길 - 복정역
이동거리 11.1㎞. 이동시간 2:43. 휴식시간 0:21. 계 3:04 (2022.12.12. 흐린 후 갬. -2.0~6.3℃)
양재천과 탄천 하천길을 걸었다. 날씨가 흐리나 찬 기운은 없다. 매봉역에서 나와 대치중학교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대치(大峙)는 큰 고개가 있었던 마을이어서 한티라 하던 것을 한자로 바꾼 이름이다. 워낙 주변에 건물이 많이 들어서서 큰 고개가 있었는지 눈으로 봐서는 알 수가 없다. 논현(論峴)도 논고개요, 도곡(道谷)도 산으로 둘러 싸인 골짜기 마을이니, 산골 고개로 둘러싼 마을이 천지개벽을 한 강남이다. 대치중학교에서 진행 방향으로 길을 건너면 양재천이다. 양재(良才)란 어질고 재주 많은 사람들이 살았기에 양재인데, 지금도 학동을 모으는 인기 학군이다.
양재천에는 걷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건강을 도모하기 위해 걷는 것이겠지만, 하루에 만 걸음을 걸어봐야 발길을 여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다녀야 걷는 일이 터득이 된다는 말이 될 것이다. 산이 있어도 산을 넘지 않고서는 산을 알 수가 없다. 하천가에는 버드나무와 수양버들이 늘어섰다. 새로 난 가지만 늘어지면 버드나무요, 가지 전체가 늘어져 있으면 능수(수양)버들이다. 능수버들은 새로 난 가지가 녹황색이요, 수양버들은 적갈색이다. 버드나무는 대기오염을 흡착하고 뿌리는 물을 정화하니, 물과 천생연분으로 자리를 잘 잡은 나무들이다.
매봉역에서 5㎞ 정도 걸으면 양재천과 탄천(炭川) 합수점이다. 용인시 구성면 수청동(水淸洞)에서 발원하여 35㎞를 흘러온 하천이다. 저승사자가 동방삭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알고 잡으러 와서 냇가에 숯을 빨며 기다리던 곳이라 탄천이란 말이 있다. 숯을 빨며 기다리는 사자에게 동방삭이 다가와 '내가 삼천갑자를 살아도 숯을 빠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하였다가 잡혔다고 한다. 홍수로 물이 넘쳐 농민들이 탄식하여 탄천이요, 성남 탄리(炭里. 숯골)에서 유래하여 탄천이란 말도 있다. 그래 보아서 그러한지 그 탄천은 물이 검기는 하다.
탄천의 폭은 어림잡아 넓은 곳은 200~300m는 되는 것 같다. 지금은 갈수기라 물이 흐르는 유역이 좁다. 달뿌리풀이 많고 하천가로는 억새가 있고, 띄엄띄엄 큰 나무들이 서 있다. 걷는 길에서 보면 하천 줄기는 안쪽에 있어 보이지 않는다. 건너편은 서울 어디서나 보이는 롯데타워가 우뚝하다. 광평교를 건너면 송파둘레길과 이어진다. 숯내교를 지나면 송파둘레길은 장지천을 따라가고, 나는 탄천이 흐르는 길로 걸었다. 넓은 하천 수풀 속에서 물새들 울음소리가 이따금 들린다. 서울을 지나는 하천길로는 한갓지고도 넓다. 광개토왕 때 한강수를 아리수(阿利水)라 한 것은 크고 넓다는 공간적 의미와 오래고 멀다는 시간적 의미를 포함한 말이라 한다. 이런 넓은 하천을 모두 아우르는 한강수이다.
※ 길 안내
① 매봉역 4번 출구에서 왼쪽으로 대치중까지 가서 진행 방향 길을 건너면 양재천이며, 물길을 따라 내려간다.
② 양재천, 탄천 합수점에서 오른쪽으로 가서 광평교에서 다리를 건넌다
③ 광평교에서 숯내교를 지나 장지천을 버리고 직진하여 대곡교 직전에 왼쪽에 있는 창곡동 자전거길로 간다.
④ 창곡동 자전거길에서 성남시계 표지판이 보이는 길로 올라가서 왼쪽으로 틀어서 가면 복정역이다
'걸어서 보는 세상 > 서울 걷기 좋은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숲길 1. 중랑천-서울숲 / 응봉산 아래로 돌아오는 나들길 (0) | 2023.03.25 |
---|---|
서달산 숲길 / 사육신묘에서 서울현충원까지 (1) | 2023.01.08 |
북악 하늘길 / 북악 스카이웨이에서 백사실 계곡으로 (2) | 2022.12.06 |
성내천길 / 서울 송파 아름다운 하천길 (0) | 2022.11.25 |
우면산 숲길 / 남태령 옛길에서 매헌 시민의숲까지 (0) | 2022.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