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 하늘길
북악 스카이웨이에서 백사실 계곡으로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성북문화원 - 동구 고교 - 하늘한마당 - 다모정 - 하늘마루 - 북악 팔각정 - 백사실(별서터) - 현통사 - 신영교 - 탕춘대 터 - 세검정
이동거리 8.2㎞. 이동시간 3:21. 휴식시간 0:34. 계 3:55 (2022.12.5. 맑음. -7.0~1.9℃)
북악 하늘길은 북악 스카이웨이를 중심으로 걷는 길이다. 출발점으로 잡은 한성대입구역은 삼선교 부근이다. 전설에 하늘에서 내려온 세 신선이 삼선교 아래에서 옥녀와 함께 놀았다. 하늘 아래 삼선교에서 하늘길을 오른다. 높은 곳에 오르자니 종아리가 탱탱하다. 시계가 넓어지며 남산과 관악산이 눈 아래 보인다. 조금 더 걸어서 다다른 하늘한마당은 북악하늘길 시작점이요, 북악 스카이웨이가 지나는 길이다.
북악 스카이웨이는 한 때 결혼식을 마친 신랑 신부가 택시를 대절하여 드라이브를 하던 코스였다. 이곳을 한 바퀴 돌고 설악산이나 온양온천 등지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1980년대 전까지만 하여도 그랬는데, 1980년대는 제주도가 신혼여행지로 유행하더니, 1990년대에는 해외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북악스카이웨이 중간에서는 차에서 내리지는 못하였다. 이제는 그 찻길 옆으로 걷는 길이 생겼다. 다모정을 지나면 오솔길이 나타난다. 물오리나무, 팥배나무가 정겹고, 바로 앞 형제봉 아래는 정릉 부근 동네가 보이고, 멀리 불암산과 수락산이 우뚝하다. 다모정에서 오른쪽 길로 돌아 오르면 북한산둘레길과 겹치고, 더 오르면 이 길 꼭지점이요 산길 분기점인 하늘마루이다.
하늘마루에서 하늘교를 건너가면 한양도성과 만나고, 하늘교에서 내려서면 북악팔각정을 지나 창의문으로 갈 수 있다. 팔각정에서 북서로 보는 조망은 평창동 뒤로 보현봉에서 족두리봉까지 산줄기가 높이를 낮추어 내려온다. 보현봉이 입산금지가 된 후 산봉은 성역의 자리로 앉아 있다. 하늘교 아래 고욤나무에는 열매가 가득 매달렸다. 새들은 붉은색에 민감하다는데, 열매가 붉지 않아서 그러한지 이 맛있는 것을 찾지도 않는 모양이다. 청설모는 단풍나무에 매달려 정신이 없다. 열매를 뒤지는 것 같다. 평창동이 햇볕이 밝은 곳인데 비하여, 창의문으로 내려가는 뒷길은 음지여서 차다. 겨울엔 양지와 음지가 이렇게 다르다. 이곳 창의문 성문 밖은 지세가 지네와 비슷하다 하여 지네와 상극인 닭을 창의문에 매달아 기를 누르고자 하였다. 그러면 무엇하랴. 인조반정 때 반정 군사들이 이곳으로 들어왔다. 창의(彰義)란 의를 기리고 표창한다는 것인데, 정당하지 않은 반정으로 정권을 잡은 자들의 낯 두꺼운 표현이다.
팔각정에서 창의문으로 덜 가서 백사실계곡으로 내려섰다. 백석동천(白石洞天)이라고도 하는데, 백석은 백악(白岳)이고, 동천은 산으로 둘러싼 경치 좋은 곳이다. 숲 속 별천지가 이 속에 있다. 별서터는 최근 문화자료 발굴 결과 추사 김정희가 이 일대를 사들여 소유한 것이란 자료가 나왔다. 1800년대 후반에 조성하였던 것으로 추정한다. 연못이 있고, 육각정과 집터에 초석이 남아 있다. 최근에는 생태계 보전지역이 되었다. 백사실계곡을 나오면 연산군이 1506년에 연회 장소로 세운 누대인 탕춘대(蕩春臺)터 표지석이 있고, 그 아래 너른 암반에 세검정(洗劍亭)이 있다. 암반은 사초(史草)의 초고를 물에 씻어 먹물을 빼서 종이를 다시 쓰는 세초(洗草)를 한 곳이고, 세검정은 인조반정군이 광해군을 폐위하고 새 임금을 옹립하고자 칼을 씻었다는 세검(洗劍)을 한 곳이다. 이곳은 궁궐에서 가까운 요충지였다. 반정 이후에 혹시나 반정군이 생길지 몰라 진영을 설치하였던 곳에서 유래한 신영동(新營洞)이다. 도성에서 가까운 산줄기로 기(氣)가 센 곳이고, 전하는 얘기도 많다.
'걸어서 보는 세상 > 서울 걷기 좋은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달산 숲길 / 사육신묘에서 서울현충원까지 (1) | 2023.01.08 |
---|---|
양재천과 탄천 길 / 매봉역에서 복정역까지 걷는 하천길 (0) | 2022.12.13 |
성내천길 / 서울 송파 아름다운 하천길 (0) | 2022.11.25 |
우면산 숲길 / 남태령 옛길에서 매헌 시민의숲까지 (0) | 2022.11.08 |
상전벽해 난지도 / 상암 월드컵공원 (0) | 2022.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