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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서울 걷기 좋은 길

상전벽해 난지도 / 상암 월드컵공원

향곡[鄕谷] 2022. 9. 21. 10:16

 

상전벽해 난지도

상암 월드컵공원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 하늘공원 - 노을공원 - 메타세쿼이아 길 - 평화의 공원 - 월드컵경기장

이동거리 8.3㎞. 이동시간 3:30. 휴식시간 1:45. 계 5:15 (2020.9.19. 맑음)

 

* 상암 월드컵공원 = 하늘공원 + 노을공원 + 평화의공원 + 난지천공원 + 난지한강공원

 

 

 

겸재 정선은 양천현(지금 서울 양천구) 뒷산인 궁산(지금은 성산) 소악루에 올랐다. 그는 한강을 보고서 그 풍경에 매료되었다. 겸재는 같이 갔던 친구인 사천  이병연과 합심하여 한강을 배경으로 사천은 시를 쓰고 자신은 그림을 그리기로 하였다. 이 소문이 임금 영조의 귀에 들어가자 영조는 겸재를 65세 나이에 이곳 양천현령으로 발령하여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그 뒤 5년 동안 두 사람은 한강 일대에서 그림을 그리고 시를 남겼으니 '경교명승첩'에 시제가 붙은 진경산수화가 남아 있다. 

 

겸재가 그린  그림에 금성평사(錦城平沙)가 있다. 홍제천(모래내)과 불광천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산이 금성산(錦城山. 현재 성산동)이다. 충청병사 김말손이 나주에 있는 불상을 이곳에 옮겼는데, 나주의 옛 이름 금성(錦城)을 따서 금성 불상이라 하고, 산 이름을 금성산이라 했다. 현재는 줄여 성산(城山)이라 한다. 겸재는 금성산 앞에 드넓게 쌓인 모래섬을 금성평사라 하였다. 금성산 앞 한강은 홍제천, 불광천이 들어오고 안양천도 만나서 넓은 호수를 이루니 서호(西湖)라 했다. 금성평사가 서호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큰 섬을 이루어 난지도이다. 이 모래섬은 홍수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바뀌니 모래섬이 붙었다가 떨어지며 생기는 섬이었다. 

 

 

 

겸재 정선의 그림 금성평사(錦城平沙). 하얀 모래섬이 금성평사로 지금의 난지도이다

 

 

 

겸재 정선이 그린 금성평사에 보이는 하얀 모래섬이 난지도이다. 겸재가 이 그림을 그릴 때인 1740년에는 난지도는 강 깊숙이 밀고 들어온 모래섬이 뚝뚝 떨어져 있었다. 이런 모습은 1970년대까지 이어졌다. 그러다가 1978년에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서고 1993년까지 15년 동안 서울시민이 버린 쓰레기가 산(98m)이 되었다. 그러면서 그 사이에 있던 샛강은 메워지고 난지도는 육지가 되었다. 뒤에 안정화 과정을 거쳐 2002년 공원을 개장하였으니 월드컵공원으로 5개 공원을 조성하였고, 그해 상암동에 서울 월드컵축구경기장도 개장하였다.   

 

난초(蘭草)와 지초(芝草)가 자란다는 난지도(蘭芝島)는 참으로 오래전 이야기다. 오리가 많아 오리섬(鴨島)이라 했고, 풀이 많아 중초도(中草島)라 한 모래섬 난지도는 이제는 공원이 되었다. 가을이면 억새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바뀌었으니 이런 상전벽해가 없다. 월드컵경기장 쪽에서 주차장을 거쳐 하늘공원으로 올라갔다. 계요등, 둥근잎유홍초가 피어 있는 층계를 따라 오르면 북한산과 한강이 훤히 보인다. 아직 억새 꽃이 피지는 않았다. 가을볕에 억새가 피면 축제의 장이 열릴 것이다. 노을공원으로 건너가니 아그배나무와 꾸지나무에 예쁜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 노을을 볼 수 있는 조망대가 몇 군데 있으나 아직 해가 넘어가기에는 이르다.

 

몇 년 전에 성산동 상봉에 자리를 옮겨 새로 지은 소악루에 가보았다. 겸재가 그림을 그릴  때는 강가에 돛단배가 드나들었는데, 그 부근이나 난지도 아래나 자동차로 넘쳐난다. 가시박이 뒤덮고 있는 노을계단을 내려가면 자유로로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요란하다. 아직도 역한 가스 냄새가 나는 곳도 있다. 공원을 개장한 지 2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사람이 버린 쓰레기는 그 속에서 썩고 있다. 사람만이 쓰레기를 만든다. 지금도 사람이 버리는 쓰레기 양은 어디나 넘쳐난다. 덜 버리기 위해서는 물건 하나 살 때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생각나는 곳이다. 과용하면 세상의 생명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상암 월드컵공원 탐방길

 

 

하늘공원 입구

 

 

 

둥근잎유홍초

 

 

 

닭오줌 냄새가 나는 계요등

 

 

 

상암 월드컵경기장. 건너 왼쪽에 산은 북한산

 

 

 

평화의공원과 성산대교가 보이는 한강

 

 

 

하늘공원 억새밭

 

 

 

북한산이 보이는 하늘공원

 

 

 

억새에 기생하여 사는 기생식물 야고

 

 

 

아그배나무. 야광나무와 달리 잎에 결각이 있는 점이 다르다

 

 

 

 

노을공원

 

 

 

꾸지나무 / 노을공원

 

 

 

생태교란식물 가시박은 녹색 저승사자이다

 

 

 

메타세콰이아 길

 

 

 

양버들(=포플러)이 있는 평화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