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달산 숲길
사육신묘에서 서울현충원까지
서울 동작구
사육신묘 - 노들역 - 노량진 근린공원(고구동산) - 중앙대 후문 - 서달산 자연생태 탐방로 - 정자(동작대) - 서울현충원 상도문 - 서울현충원 정문
이동 거리 7.8㎞. 이동 시간 2:54. 휴식 시간 1:09. 계 4:03. (2023.1.7. 흐림. -. 1.4~3.8℃)
* 서달산 : 해발 179m
서달산은 서울현충원 뒤에 있는 작은 산이다. 서달산 숲길을 걷기 위해 노들역에서 내렸다. 노들은 백로가 놀던 들이요 수양버들이 많아서 부르던 이름으로 지금 한강인도교 부근이다. 그 앞 강은 노들강이고, 나루는 노들나루였다. 노들나루는 한자로 옮기면서 노량진(鷺梁津)이라 하였다. 예전에 용산에서 수원으로 가는 나루는 현재 동작역 부근이다. 그곳은 구리처럼 검붉은 돌이 많아 동재기라 불렀고, 동재기나루라 했다. 한자로는 동작진(銅雀津)이라 옮겼다. 참새 작(雀)은 '재기'를 표현한 음차이다. 중국 위나라 조조가 구리로 만든 주작을 만들어 세운 동작대(銅雀臺)를 떠올려 동작이라 이름 지었다는 얘기도 있다.
사육신묘를 돌아보았다.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한 후 뜻있는 신하들이 단종복위를 도모하였다. 그러나 동지였던 김질이 밀고하여 발각되었다. 가족, 친척까지 70여 명이 참혹한 죽음을 당하거나 처벌을 받았다. 수십 년 뒤 남효온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섯 명(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응부)의 행적을 기려 육신전(六臣傳)을 짓고 사육신이라 하였다. 사육신이 핵심이긴 하지만 그런 사람이 더 있었다. 나중에 김문기를 추가하여 사육신묘에서는 일곱 분을 모시고 있다. 사육신 사후 326년 (1782년), 효종이 그들의 충성심과 의기를 인정하여 서원을 세웠다. 정조는 신도비를 세웠으며, 공원으로 조성한 것은 1978년이다. 네 분은 실묘이고, 세 분은 허묘로 조성하였다. 역사가 의(義)을 바로 세운 것이다. 사육신의 정신을 물려받아 관직을 버리고 초야에 묻혔던 생육신(김시습, 남효온 등)도 후세는 기억하고 있다.
큰 향나무와 백목련이 호위하는 사육신묘에서 내려왔다. 노들역을 거쳐 서달산 방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어제 밤늦게 눈이 오더니 기온이 올라 눈은 거의 다 녹았다. 노량진 근린공원(노구동산)에서 중앙대 후문을 지나 서달산으로 갔다. 도로로 산길이 잠시 끊겼지만 길은 이어서 걸을 수 있다. 검은 돌이 있어 유래한 흑석동이 산 아래에 있다. 노구동산에서는 갈라지는 길에 눈길을 주지 않고 바로 가면 서달산 가는 길이다. 산 이름 유래는 달마사가 서쪽에 있어 서달산이라 지었다고도 하고, 달마가 서쪽으로 왔다는 불교의 화두에서 이름을 정했다고도 한다. 달마사를 세운 것이 1931년이니 그것을 유래로 삼았다면 최근에 지은 이름이라 사람들이 모를 수 있다. 산 능선이 병풍을 펼치듯 둘러 있고,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있어 포근하다.
서달산 정상에 있는 정자 동작대(銅雀臺)를 지나면 이내 현충원으로 들어서는 상도문이다. 호국지장사를 지나니 묘역이 보인다. 호국지장사 터는 이승만 대통령이 절이 아니었다면 묻히고 싶은 땅이라 했던 곳이다. 대통령 묘들은 창빈 안 씨 묘 가까이 모여 있다. 현충원에서 명당은 창빈 안 씨 묘라 한다. 이곳 지형을 풍수가들은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이라 말하고 있다. 알을 품고 있다는 말은 훌륭한 후손을 볼 자리라는 말인 모양이다. 중종의 아들 명종이 후손이 없이 병사하였다. 명종의 이복형인 덕흥군의 셋째 아들인 하성군을 왕위로 삼았으니 선조이다. 중종의 후궁인 숙용 안 씨 아들이 덕흥군이니, 선조는 손자이다. 손자가 왕이 되고, 할머니는 정1품인 창빈으로 추증되었다. 왕이 되기 전 지관이 덕흥군에게 와서 왕을 볼 자리라 한 명당이다. 그 뒤 등극한 조선의 왕들은 창빈 안 씨의 후손들이다. 왕을 보았을지 모르지만 왜란을 겪는 등 풍파가 많았다. 더구나 나라 일을 아들 광해군에 맡기고 난리 중에 도망 다녔고, 이순신을 모함하는 등 자질이 부족한 왕이었다. 명당은 그저 왕이 되는 자리가 아니라 나라와 백성을 위한 성군이 나는 자리라야 명당일 것이다.
현충원에는 수형(樹形)이 아름다운 나무가 눈에 자주 들어온다. 꽃나무가 많아서 꽃이 피면 꽃대궐로 장관을 이룰 곳이다. 백목련 겨울눈이 가지 마다 가득 달려서 금방이라도 꽃을 피울 듯 기다린다. 장군묘역에 큰 소나무 자리는 조망이 좋은 곳인데, 날이 흐려 동작대교가 흐릿하게 보일 뿐이다. 현충원은 6.25 전쟁 후 국군전사자를 안장하며 국군묘지라 불렀다. 이제는 순국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등을 모시고 범위를 넓히며 공간이 거의 차게 되었다. 이곳에 안장된 분들의 노고와 희생으로 전쟁 폐허에서도 경제발전을 이루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요즈음 정치인들이 무슨 결심을 할 때 찾아오기도 하지만,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늘 걸었던 곳은 사육신묘에서 서울현충원까지 의(義)를 위해 희생을 한 선열의 길이었다. 의(義)롭게 사는 것이 영원히 사는 길이다.
※ 교통편 (갈 때) 노들역 1번 출구 (올 때) 동작역
※ 길 안내
① 노들역 1번 출구에서 직진하여 300여 m 가면 사육신묘이고, 다시 노들역 방향으로 되돌아온다..
② 노들역 4번 출구 옆 경찰지구대에서 길 옆으로 쌍용아파트 입구를 지나면 고구동산길 오르는 층계
③ 노량진 근린공원을 지나 중앙대 후문 부근에서 건널목을 건너서 직진하면 서달산 오르는 길이 보인다
④ 호국지장사에서 내려가서 오른쪽 길이 대통령 묘와 정문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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