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보며 걷는 숲길 3.
한양도성 장충성곽 - 서울숲
동대입구역 - 한양도성 장충성곽 - 성곽마루 - 버티고개 생태통로 - 매봉산 - 금호근린공원 - 응봉근린공원 - 대현산 배수지공원 - 금호사거리 - 응봉산 - 용비교 - 서울숲 - 뚝섬역
이동거리 11.6㎞. 이동시간 3:23. 휴식시간 1:07. 계 4:30 (2023.4.19. 쾌청. 11.5~28.4℃)
한양도성 장충성곽에서 서울숲까지 걸었다. 한꺼번에 핀 봄꽃이 대부분 지고 있다. 지구가 예전 보다가 덜 식었다가 빨리 데워져서 봄꽃 피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꽃이 한꺼번에 피고 지면 그 꽃에 의존한 곤충이 살 수가 없고, 그 곤충을 먹고사는 새도 살 수가 없다. 꿀벌이나 새가 없다면 자연수분이 이루어지지 않아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생태계에 급변은 생태계의 위기요 인간세상의 위기다.
장충성곽 끄트머리에 겹벚나무 꽃이 화려하게 피었다. 왕벚나무와 올벚나무는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피지만, 벚나무와 산벚나무는 꽃이 필 때 잎이 같이 나온다. 벚꽃이 여러 장 겹쳐서 피는 겹벚나무는 산벚나무를 육종해서 만든 품종이라 늘 보던 벚나무와 좀 다르게 꽃이 풍성하다. 귀룽나무 꽃잎도 거의 떨어지고 없다. 곡우에 부는 화신풍으로 찔레꽃과 멀구슬나무꽃이 피면 여름이 시작된다는데, 벌써 곡우이다. 낮 기온은 올라가고, 계절은 빈틈이 없다.
응봉근린공원과 금호근린공원을 지나 대현산 배수지공원으로 들어섰다. 시내 한복판에 이런 큰 공원이 있다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이즈음 연두빛이 고운 계절이다. 밤나무와 느티나무 어린 잎이 이리 고울 줄 몰랐다. 연둣빛 나뭇잎이 곱고 화려하다. 봄숲은 꽃만큼 아름답다. 산에 들어도 신갈나무 신록은 황금 연둣빛이고 모든 참나무과 잎들이 제각기 다른 색깔의 잎으로 싱그럽다. 봄숲은 어디서나 아름답다.
응봉산에 오르니 꽃이 진 개나리는 잎이 짙어졌고, 꽃잎이 진 복사나무는 꽃술만 남았다. 서울숲에 들어서니 초록빛이 짙어지고 사람들은 그늘로 걷고자 한다. 이른 봄을 장식한 꽃들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고, 버드나무 솜털씨앗이 금방 풀풀 날릴 테고, 무성한 잎을 펼친 다음 꽃들이 다가올 것이다. 아름다운 봄이다. 들길을 천천히 걸으며 낮은 목소리로 흥얼거리며 걷기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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