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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매미 / 맴맴, 여름입니다

향곡[鄕谷] 2023. 7. 22. 22:44

 

매미

맴맴, 여름입니다

 

 

 

매미 허물과 구멍 (2023.7.18. 창경궁)

 

 

매미는 여름에 우는 곤충이다. 매미는 날씨가 맑아야 울고, 비 오는 날에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 매미는 짝을 찾으려 우는 것이니 노래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수컷은 진동막을 흔들어 노래를 하고 암컷은 점수를 매긴다. 진동막을 흔들어 내는 소리는 공명실을 통해 증포되어 소리가 커진다. 암매미는 산란관이 몸통에 자리 잡고 있어서 울지를 못한다. 곤충 중에서는 가장 높은 소리로 울고, 가까이 들려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숨어서 운다. 이곳저곳서 함께 우니 암컷을 부르기도 쉽고, 천적인 새들은 매미가 어디 있는지 분간을 못한다. 

 

매미마다 울음소리가 다르다. 말처럼 크다는 말매미는 챠르르~ 울고, 쓰름쓰름 우는 쓰름매미는 쓰르라미라고 한다. 유지매미는 기름이 지글지글~ 끓는 소리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고, 몸 빛깔이 나무와 비슷한 털매미는 찌~찌~ 운다. 맴맴맴 하고 절도 있게 우는 참매미는 늦여름에 나타난다. 매미가 울 때는 꽁무니를 들고 운다. 온 힘을 다 해서 울어 그럴 것 같다. 아침 저녁에는 참매미가 울고 낮에는 말매미가 울었는데 요즈음은 너무 더워 그 체계가 붕괴되었다. 할 일이 많아 연장 근무도 하는모양이다. 밤에도 우는 것은 빛이 있는 도시에 있는 매미다. 도시에선 매미도 바쁘다.

 

나무에 매미 허물이 걸려 있고 매미가 땅에서 나온 구멍이 가까이 있다. 허물은 땅속에서 생활하던 매미 애벌레가 어른벌레가 되려고 땅 위에 올라와서 벗어 놓은 껍질이다. 허물은 반투명이고 속이 비어 있는 껍질인데 눈 부분도 투명하다. 가끔은 눈이 검은 것이 있다. 아직 5령 애벌레가 그 안에 있다는 표시다. 매미는 짝짓기를 하고 2~3일이면 알을 낳는다. 암컷은 나무에 주삿바늘 같은 산란관을 꽂고 알을 낳는다. 알 상태로 겨울을 보내고서 여름이면 알에서 애벌레가 나온다. 허물을 벗을 때마다 1령, 2령 …이라고 부른다. 애벌레는 땅으로 내려가 흜을 파고 들어가 긴 땅속 생활을 시작한다. 땅속에서 지내는 매미 애벌레가 굼벵이이다. 애벌레는 땅속에서 굴을 파고 나무뿌리로 다가가서 수액을 빨아먹는다. 매미 애벌레는 땅속에서 보통 5년은 보낸다. 수명이 다른 것은 식성이 다르고 식물뿌리가 달라서 그렇다. 허물을 4번 벗으면 5령 애벌레가 된다.

 

나무에게 매미는 성가신 존재다. 나무에 알을 낳고, 나무의 즙액을 빨아 먹어 몸살을 앓고 그 구멍으로 병균이 들어갈 수 있다. 땅에 있던 애벌레는 드디어 구멍을 파고 날씨가 좋은 날 밖으로 나와 나무로 올라간다. 나무로 올라가서는 줄기를 붙잡고 등이 갈라지며 날개돋이(우화.羽化)를 한다. 연한 조직이 굳기를 몇 시간 기다려 드디어 온전한 매미가 된다. 애벌레가 성충이 되는 비율은 2% 정도이다. 애벌레로 죽고, 심지어 날개돋이 하는 중에 천적 먹이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살아남은 매미는 보름 남짓 살다가 죽는다. 매미에게 보름은 금방 지나갈 세월이다. 그 사이에 천적을 피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아야 하니 바쁘다. 알에서 나와 홀로 살고, 짝을 찾고 후손을 만드는 학습을 받은 적도 없지만 모두 이루고 떠난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나무줄기에 알을 낳고는 시름시름 하다가 죽음을 맞는다.

 

매미에게 5 덕(德)을 얘기한다. 머리 모양을 보고 말하는 문(文)은 그렇다고 치고, 이슬만 먹고사는 청정이나 곡식을 해치지 않는 염(廉)은 나무에 기대어 사니 사실과 조금 다르다. 절후에 순응하는 신(信)이나 집을 짓지 않고 사는 검(儉)은 이해하겠다. 조선 세종때부터 임금이나 신하들이 평상복으로 정사를 볼 때 쓰는 관모를 익선관이라 한다. 매미(선.蟬) 날개(익.翼) 모양 모자란 뜻이겠는데, 매미의 오덕을 잊지 말란 뜻이다. 매미가 빠져나온 구멍과 허물은 인내요 부활이다. 사람에게 덕(德)을 일깨우고, 여름 노래를 선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곤충이다. 퇴계가 주자의 편지를 엮었는데, 주자는 매미소리를 들을 때마다 높은 풍토를 그렸다고 하였다. 곤충에게서 지혜를 얻고 교훈을 얻은 선인들의 자세가 진지하다. 뒷산에 매미 우는 소리가 들린다. 매미 울음소리 요란함은 여름이 한창이 된 것이며, 가을이 다가옴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매미 울음소리는 절정의 신호이며 변화의 신호이다.

 

 

 

매미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1.8.13)

 

 

매미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1.8.13)

 

매미 / 깃대봉 (경기도 가평. 2013.9.1)

 

매미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3.8.12)

 

 

매미 껍질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3.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