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군자(四君子)가 군자(君子)인 이유
군자(君子)의 군(君)은 '크고 위대하다'는 뜻이고, 자(子)는 '사람'이다. 군자는 말 그대로 한다면 임금의 아들이지만, 공자는 군자의 모습을 새로운 인간형으로 변모시켰다. 유교에서 군자는 도덕적으로 완성된 인격자를 말한다. 요즈음으로 말하면 덕성을 겸비한 지성인이다. 군자와 선비는 같은 의미로 해석한다. 군자는 평생 배우고, 보편성을 추구하고, 바른 것을 실천하고, 주관을 가지되 화합하는 사람이다. 군자는 노력하는 리더이며, 모든 것에 본보기가 되는 사람이 군자이다.
식물에 사군자가 있다. 매화(梅),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를 이른다. 식물에 인격을 부여하였다. 식물을 벗으로 삼은 선인들도 있다. 매화나무는 매서운 추위에도 일어나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 이는 불굴의 지조요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이다. 또 이른 봄에 다른 꽃에 앞서 꽃을 피워 선두 주자로 매김 한다. 맑은 향을 퍼뜨리는 고고함도 있다. 이런 모습들이 매화의 미덕이다. 시련과 역경을 이겨낸 뒤 향기가 더 나오는 법이다.
난 또는 난초는 난초과를 통칭하는 말로 난초라는 식물은 없다. 난초는 잡초 중에 자라나도 향기를 잃지 않는다. 공자가 말하길 착한 사람과 사귀는 것을 마치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서 오래 있으면 그 향기는 맡지 못하나 그것과 동화된다고 하였다. 이 말은 군자의 교제는 바로 난초를 가꾸는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음을 비유한다. 난의 향기는 멀리 간다. 멀리에서나 가까이나 향의 농도가 같은 점이 군자의 성품과 같다. 난초는 늘 향기를 잃지 않고 늘 같음이 미덕이다.
국화는 일찍 심었어도 늦게 피어나는 것이 군자의 덕이다. 서리를 이겨 꽃을 피우는 것은 강직한 기상이다. 국화는 숨어 사는 선비란 뜻으로 은일자(隱逸者)라 한다. 가을이 되면 모든 꽃들이 시들고 죽을 때 고고하게 피어 선비들의 사랑을 받는다. 국화는 완숙한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과 그윽한 향기로 사랑을 받는다. 서리 속에서 죽지 않고 불굴의 기백을 보여 군자다.
대나무는 60년 만에 한번 꽃을 피운다. 한번 꽃을 피운 후에는 즉시 죽는 것은 풀과 같다. 한번 자라면 두번 다시 몸집을 키우지 않고, 속이 비어 나이테가 없어 풀과 같다. 수명이 다할 때까지 잎과 줄기가 살아 있는 것은 나무와 같다. 생리적으로 풀의 성격을 지니고 형태는 나무와 같다. 대나무는 속이 비었으면서 강하고 유연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사계절 색이 변하지 않은 것은 군자의 품격이고 절개의 상징이다. 대나무는 겨울에 흰 눈 속에서도 청정하기 때문에 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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