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목 (枯死木)
먹이가 되고 은신처가 되고 흙이 되고
고사목(枯死木)은 말라죽은 나무다. 고사목은 생태적 수명을 다한 것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몸이 늘어나듯 나무도 그러하다. 나무는 나이가 들면서 광합성을 못하는 부위가 늘어나기에 광합성을 하는 수관 부위를 늘린다. 이에 비해 뿌리 쪽은 일정 넓이를 확보한 뒤로는 흡수기능을 높이기 위해 기존 뿌리를 고사시키고 새 뿌리로 교체한다. 뿌리가 늘어나지 않으니 형태가 불균형이 생긴다. 그래서 외부 요인에 의한 충격이나 교란요인이 있으면 버티지 못한다.
산에는 세월을 이기지 못한 고사목이 많다. 세월을 이길 생물은 없다. 그러나 고사목은 넘어졌다고 삶의 인연을 다 마친 것이 아니다. 고사목은 그 자체가 먹이가 되고 은신처가 되어 동물들을 모은다. 고사목은 다른 종의 서식지가 되고 흙으로 변하여 영양분을 제공한다. 전체 생물의 30%가 고사목을 매개로 연쇄적인 생물망을 형성한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살다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 그 과정이 경이롭다. 생태계는 그렇게 얼기설기 얽혀 살아가고 순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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