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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시(詩) 산책

황진이 시조 2

향곡[鄕谷] 2007. 1. 27. 12:57

 




황진이 시조 2

  






 

그리워도 만날 길은

 

 그리워도 만날 길은

 꿈길 밖에 없소이다

 제가 님을 찾아갈 때

 님도 저를 찾으소서

 

 밤마다 오고가는

 머나먼 꿈길

 한시에 꿈을 꾸어

 도중에 만나사이다

 

  

 

 

산은 옛 산이로되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흘러가니

 옛 물이 있을소냐

 인생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더라

  

 

 

 

꽃이 진다 하고

 

 꽃이 진다 하고

 새들아 슬어 마라

 바람에 흩날리니

 꽃의 탓 아니로다

 가노라 히짓는 봄을

 새와 무삼하리오

 

  *슬어: 슬퍼  *히짓는: 심술부리는   *새와:시샘하여  

 

 

  

 

공산야월에 촉혼은

 

 공산야월에 촉혼은

 제 피를 제가 토해

 날며 앉는 가지마다

 제 설움을 붉게 물들이네

 야반삼경 달빛 속에

 피울음 울자고 하니

 님이야 우나마나

 내 설움 몰라주랴

 

  *촉혼: 소쩍새

 

 

 

 

하늘 중천 달 밝은 밤에

 

 하늘 중천 달 밝은 밤에

 촉혼이 외로이 울어

 슬픔은 은하에 잠기고

 괴로움은 수풀에 서렸네

 

 촉혼아, 내 사랑 네 알리로다

 그 사랑 오자 곧 떠나가니

 보아라, 무심한 저 바람도

 송악산 숲속에 부니며 울어예네

 

 

 

  홍석중 소설 '황진이'에서 뽑은 시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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