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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시(詩) 산책

신경림 시 '새 아침에'

향곡[鄕谷] 2007. 1. 11. 19:38

 





      새 아침에

 

                         신경림

 

 

간밤이 이슥토록 눈이 오더니만

새 아침 맑은 햇살 안고

옛친구 날 찾아오다

 

찌갤랑 끓거라 두고

이 골목 저 골목 눈을 밟는다.

 

고드름 맺힌 지붕

정다워 창문을 기울이면

거기 옛날에 듣던

낭랑한 토정비결 읽는 소리

 

세월은 솔나무 스치는 바람

삶은 댓돌에 쌓인 눈송이

 

문득 서러워 눈을 드니

친구의 허연 머리칼 착한 웃음

어느새 또 한 해가 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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