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세상 이야기

41년만에 선 교정

향곡[鄕谷] 2008. 6. 21. 10:38

 

 

41년만에 다시 선 교정

초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 / 2008.6.15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41년만에 처음으로 모교 총동창회 체육대회가 있었다. 학업의 전당, 영원히 꺼지지 않는 배움터에서 청운의 꿈을 키웠던 추억의 교정이었다. 그 때는 엄청 넓어 보이던 운동장이 지금은 어찌 이리 좁게 보이는지 만국기를 달면서 그 때 그 시절을 생각하였다.

 

학창 때는 100m 달리기,수판 놓고 달리기, 장애물 달리기를 하고 나면 손바닥에 찍어준 손도장을 가지고 가서 공책 몇 권씩 받을 땐 어찌 그리 신이 났던지. 기마전, 콩주머니로 바구니터뜨리기, 청백 계주 때는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고 집에 오면 목이 쉬어 다음 날 책을 읽을 수 없었다.

  

운동회날에는 오랜만에 멸치와 달걀이 든 김밥과 삶은 달걀을 어머니가 챙겨주셨고, 운이 좋은 날엔 사이다도 먹을 수 있었다. 학교 앞에서 파던 솜사탕이나 세모비닐 안에 든 오렌지쥬스,설탕을 연탄불에 녹여 희미하게 찍어낸 조각을 맞추던 것도 있었고,  아이스케익,번데기 파는 소리로 운동회날 교문 앞이 왁자지껄 했었는데,  이젠 그 때의 그 추억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후배들이 찾아다니며 깍듯이 인사를 하고, 풍물패가 풍악을 울리고, 학교발전기금 파전에 막걸리까지 있으니 흥겨운 노래와 춤이 없을 수 있겠는가.

 

학창시절과 같이 몸이 말을 듣지는 않았지만,  그저 어둔한 몸 놀림이 재미있고 실수가 재미있고, 이기면 좋고 져도 안타까울 뿐 모두가 즐겁게 어울리며 박수를 보냈다.  옛 추억을 생각하며 어울리며 삶의 활력소가 되었다.  

 

 

 

 

 

 

 

 

 

 

 

 

 

 

 

 

 

 

 

 

 

 

 

 

 

 

 

 

 

 

 

'글곳간 >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소 가는 길 2  (0) 2008.09.11
한겨울 구천동 탈출기  (0) 2008.08.07
아버지의 기다림  (0) 2008.04.26
손 없는 날  (0) 2008.04.26
택호(宅號)를 지어 불러라  (0) 2008.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