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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와 포암산 / 2천 년 전 열린 첫 고갯길

향곡[鄕谷] 2014. 9. 26. 10:41

 

 

하늘재, 포암산

2천 년 전 열린 첫 고갯길

 

충북 충주, 경북 문경 (2014.9.20)

미륵리주차장-미륵절터-하늘재-포암산 (왕복 약 4.5㎞. 2시간 50분)

 

 

서기 156년 신라 아달라왕 때 처음 계립령 길을 열었다. 죽령이 2년 뒤 열렸으니 가장 먼저 연 고개다. 충주 미륵리에서 문경 관음리로 가는 하늘재는 조선 후기에 붙인 이름인데, 신라시대에는 계립령, 고려시대에는 대원령(大院嶺), 조선시대에는 대원령을 풀어써서 한울재라 하다가 하늘재가 되었다. 껍질을 벗긴 삼(麻)대를 겨릅이라 하는데, 한자로 옮겨 계립(鷄立)이 되었다. 아도화상이 불교를 전하러 이 고개를 넘었고, 공민왕이 안동으로 몽진할 때 이 고개를 넘었다. 하늘재는 400년 뒤에 새재를 개척한 후 그 쓰임새가 줄었다. 하늘재 남쪽 관음(觀音)은 현세요, 북쪽 미륵(彌勒)은 미래이니, 남쪽 관음리에서 북쪽 미륵리로 걸으면 현세에서 미래로 걷는 길이 된다.

 

미륵리주차장에서 차를 세우고 마의태자가 조성한 미륵리 절터를 지나 하늘재까지 가는 길은 한적하고 아름답다. 들꽃이 피고 물이 흐르고 숲 냄새가 짙어 걷기에 그만이다. 그래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었다. 하늘재 고갯길에 서면 문경 쪽 하늘은 넓고 충주 쪽 하늘은 좁다. 남쪽은 포장이 되어 걷기에는 재미가 덜하지만 문경에서 이곳까지 버스가 다닌다. 백두대간상에 있어 대간 산행을 하는 산꾼들의 구간산행 출발지요 마침점이기도 하다. 몇 년 전 포암산에 오르기 위해 어슴 새벽에 이곳에서 차를 내린 기억이 생생하다.

 

하늘재에서 북쪽으로 오르면 포암산이요 더 이어서 가면 만수봉과 월악산이 있고, 남쪽으로 가면 탄항산이요 그 아래 주흘산이 있다. 포암산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하고 사토질의 흙이어서 오르기가 쉽지 않다. 몇몇은 오르다가 도로 내려갔다. 포암산(布巖山) 이름을 풀어쓰면 베바위이다. 정상에 있는 바위를 올려 보면 베를 늘어뜨린 것처럼 보인다고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오르기 힘든 만큼 경치는 대단하다. 금강산 가던 마의태자가 오죽 경치가 좋았으면 이곳에 절을 지었을까. 세상에 풍진의 번뇌가 있다지만 이 산에 오르면 다 지워질 듯하다.

 

 

 

 

미륵리 원터

 

 

 

미륵리 절터 미륵불

 

 

 

 

하늘재 길 입구 3층석탑

 

 

 

김연아소나무 /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 하는 모습이라 붙인 이름

 

 

 

 

 

멀리 주흘산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멀리 월악산 영봉 바위봉우리가 보인다

 

 

 

포암산 정상

 

 

 

 

 

하늘재 뒤편 포암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