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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강원 충청 산

잠두산, 백석산 / 오지 산행, 눈길을 열어 산길을 만들고

향곡[鄕谷] 2015. 2. 24. 10:20

 

 

잠두산(蠶頭山 1244m), 백석산(白石山 1365m)

오지 산행, 눈길을 열어 산길을 만들고

 

강원도 평창군 (2015.2.22. 비 후 갬. 0.5~7.7℃)

모릿재-잠두산-백석산-마랑치-던지골(대화리 4반) (약 10㎞. 5시간 반)

 

 

 

모릿재에서 차를 내리니 바람소리가 난다. 아침까지 내리던 비는 이곳에서는 눈이었던 것 같다. 바람은 불지만 귓볼에 닿는 감촉은 부드럽다. 얇은 장갑에도 손이 그리 시리지 않다. 눈은 산밑에서부터 장구를 갖추어야 오를 수 있을 정도로 한 자는 쌓였다. 산 밑에서 잠시 바닥이 보였을 뿐 온통 눈세상이다. 앞사람이 무릎까지 오는 눈을 헤쳐서 길을 트고 그것을 밟고 올라가는 것만도 숨이 차다. 그저 일정하게 호흡하며 무던히 오르는 수밖에 없다. 

 

오대산 두로봉에서 용문산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은 오대산을 지나 계방산에 닿기도 전에 주왕지맥을 만들어, 평창강과 오대천 사이로 지나가며 백적산 잠두산 백석산을 만들며 영월까지 이어간다. 숨차게 오른 잠두산은 이름대로 누에머리처럼 생겼다. 그 위에 오르면 그제야 산길이 쉬워지지만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내며 가야 하는 수고는 여전하다. 눈길을 열어 길을 만들고 나아가는 것이 물길을 열어 강물을 흐르게 하는 선지자와 같다.    

 

잠두산을 지나 백석산에 올랐다. 모든 정상이 그러하듯 정상은 무(無)로 바뀌어 허공뿐이다. 정상에서 사람들의 키높이는 의미가 없다. 팔만대장경에 '큰 산은 높은 덕이 솟아 있는 것이다'라는 표현은 사람에게도 산에게도 모두 맞는 표현이지만, 이런 산에 오르면 더 실감이 난다. 큰 산에 오르면 늘 그러하지만 겨울 눈산은 더 경이롭다.

 

 

※ 산행 안내 : 들머리는 모릿재터널 앞이고, 날머리는 던지골 송어양식장이다.

 

 

 

 

 

 

잠두산 정상 부근

 

 

 

 

 

 

 

 

 

 

 

 

 

 

백석산 정상

 

 

 

 

백석산에서 바라본 잠두산

 

 

 

 

백석산 정상

 

 

 

 

 

 

 

 

던지골 하산길

 

 

 

백석산 하산 길에는 이런 석회암석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