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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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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 남대봉에서 향로봉까지

향곡[鄕谷] 2014. 5. 27. 18:50

 

치악산(雉岳山) 남대봉 (1181.5m)

치악산 남능 남대봉에서 향로봉까지

 

강원도 원주시 (2014.5.24. 맑음)

성남리-상원골-상원사-남대봉-향로봉(1042.9m)-국형사-동막교 (14.3㎞. 6시간 반)

 

 

 

치악산은 원주나 횡성 쪽 고속도로를 지나가면 고개를 치켜들고 올라봐야 할 정도로 높다. 한국의 지형에서 산을 빼놓고 서는 어디 눈 붙일 곳이 적듯, 산 많은 강원도에 들어서면 먼저 장대한 치악산을 만난다. 치악산에는 꿩의 보은 전설과 사다리병창이 있다. 북쪽에서 최고봉인 비로봉 오르는 산길에 사다리병창이 있는데, 병창은 '벼랑'의 강원도 사투리사다리로 벼랑을 오르듯이 험한 바위산길이란 뜻이다. 

 

치악산을 두 번에 나누어 오르기로 하고, 이번엔 산 남쪽 성남리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윗성남에서 시작하는 산길이 아스팔트 길이라 뙤약볕이 있으리라 생각하였으나, 숲이 시원하여 다행이다. 물소리는 정겹고, 제비나비는 팔랑팔랑 산길이 흥겹다. 산길에 들어서니 숲향이 벌써 다르다. 조선 중기의 선비 안석경은 치악산을 오르며, 높은 봉우리는 그저 명성만 좋아해서는 안되고 의취(意趣)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의취란 심미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볼 때 생기는 흥취를 말하는데, 산에 들어서면 흥취가 생기고말고다.

 

두어 시간 숲길을 오르다가 쌍룡수에서 목을 축이고, 고개를 올라서면 하늘이 훤히 보이는 상원사이다. 과거 보러 가던 선비가 길에서 뱀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꿩을 살려 주었는데, 선비가 잠자는 사이 선비를 공격하려던 뱀을 보고 꿩이 머리로 종을 받아 소리를 내어 선비를 깨워 구하였다는 전설의 절이요, 치악산의 이름을 만들게 한 곳이다. 이십여 년 전 고즈넉하던 절집은 없어지고 모두 새로워졌다. 그 옛날 분위기는 다만 기억 속에 있을 뿐이다.    

 

남대봉에서 산줄기를 따라 북으로 치달아서 평평한 치악평전을 지나 향로봉에 섰다. 비록 정상 비로봉은 다음 산행으로 미루었지만 북북동 쪽 산마루에 삐죽 솟아오른 산정은 늠름하다. 향로봉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강림리로 내려가면 태종대이다. 운곡 원천석이 이곳으로 피하여 왔더니, 그에게 사사하고 과거에 합격하였던 제자 이방원이 산밑에 왔는데 스승은 오히려 깊숙이 들어갔다. 이방원이 산밑에 와서 머물던 자리가 태종대이다. 운곡은 이성계와 동문수학한 사이이고, 삼봉 정도전은 막역한 친구인데, 요즈음 방영 중인 드라마 '정도전'은 보지 않으니어떻게 그려지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좌로 방향을 돌려 국향사로 내려섰다.   

 

 

※ 교통편

 (갈 때)  ① 동서울터미널에서 08:15 시외버스 승차 - 10:35 신림 하차 (\9,800) 

            ② 신림에서 성남리 택시 이용 (10분. \7,000)

 (올 때)  ① 동막교에서 원주역 택시 이용(10여분. \6,200)  

            ② 원주역에서 19:17 무궁화열차 이용, 20:29 청량리역 하차 (입석 \5,400) 

 

 

 

상원사 종각

 

 

상원사 대웅전

 

 

상원사에서 바라본 상원골

 

 

남대봉 정상

 

 

남대봉에서 북쪽으로 보는 치악산 능선

 

 

향로봉 가는 길에 본 치악산

 

 

향로봉 부근 철쭉꽃

 

 

향로봉 정상

 

 

치악산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