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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16. 야딩 트래킹

향곡[鄕谷] 2015. 10. 23. 21:21

 

 

동티베트 배낭여행 16.

9일째 (2015.9.7. 때때로 비 후 갬)

 

야딩(亞丁) 트래킹

 

 

 

구름이 짙어지며 하늘을 덮더니 가는 비까지 내린다. 산속의 일기는 가늠할 수가 없다. 특히 고산의 날씨는 더욱 그렇다. 트래킹이야 그 강도가 덜하지만, 고산 등반에서 가장 힘든 것이 날씨의 변화다. 8시 반 이슬비 속에 길을 나섰다. 오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비가 와서 신발에 비닐집을 씌운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띤다. 당장 신발이 비에 젖지는 않겠지만, 바닥이 미끌하여 체력 소비가 많을 것 같다. 그래도 겉모습으로는 힘든 표정도 없이 오른다. 이것저것 걸쳐 입고, 2.4㎏나 되는 카메라를 메고 다닐라니 그것도 무겁다.

 

정면에서 바로 보이는 설산이 해발 5,958m 앙마이용설산이라는데, 산 어깨에는 눈이 시릴 만큼 하얗게 눈이 덮혔고, 눈 녹은 물은 폭포가 되어 연신 쏟아지고 있다. 평평한 낙융목장을 지나는데 그것만도 해발 4180m이다. 목장에는 매어놓은 말이 많아 그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유해가 4500m. 오색해가 4600m 이니, 그곳에서 목적지까지는 고도를 400~500m나 더 높여야 한다. 목장까지 놓여 있는 데크를 지나면 이내 습지다. 요령껏 잘 건너야 하는 얕은 늪지도 있다. 그곳을 지나면 평지는 끝이 나고 오르내림연속된다. 이따금 산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돌집이 눈에 띈다.

 

해발 고도는 높아져 작은 경사에도 숨은 가빠지고, 바위가 많고 말똥과 진흙이 섞여 길이 미끄럽다. 말이 지나가고 또 다가오고, 또 물구덩이도 피해야 해서 곁눈을 팔려면 바쁘다. 계곡이 좁아지고 너덜지대를 지나 올라서면, 바위 사이로 물이 흥건하게 젖어 미끌한 곳을 지나고, 시야가 넓어지면서 산으로 오르는 능선이 흘러내리는 돌무더기 위에 있다. 얼기설기 휘날리는 타르초에서 길이 좌우로 갈라진다. 왼쪽은 우유해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오색해로 가는 길이다. 앙마이용설산을 끼고 왼쪽 길로 오르니, 작고 아름다운 비췻빛 호수 우유해(牛乳海.우유해(牛乳海. 뉴나이하이. 4500m)가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호수도 해(海)라 부른다. 맑고 아름답다. 이곳 전체가 경치가 아름다워  '최후의 샹그릴라'라는 표현도, 신의 영역이라는 표현도 다 맞다. 아름답다.  

 

그곳 우유해까지는 허우적허우적 갔는데, 오색해는 또 어디란 말인가. 우유해를 지나 또 산을 넘어가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힘들겠구나 생각하였다. 천만다행으로 오던 길에서 오른쪽으로 150도 각도를 틀어 경사진 비탈길을 15분 오르니, 해발 6032m 시앤나르설산이 구름 속에서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고, 밑에 오색해(五色海. 우써하이.4600m)가 나타났다. 영롱한 빛이 있어 그리 불렀으리라. 오색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된다. 색을 아는 대신 황홀경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색해에서 준비한 간식을 간단하게 먹고 그곳에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도 계속 미끄러워 허우적거리며 내려왔다. 왕복 6시간 12분 걸린 어렵고도 아름다운 길이었다.  

 

 

※ 전동차 승차시간 (편도) 20분

    전동차 종점 ~ 우유해 ~ 오색해 ~ 전동차 종점 : 6시간 12분 

 

 

 

낙융목장에서 우유해로 출발하며

 

 

 

 

낙융목장 (해발 4180m)

 

 

 

앙마이용설산 (해발5958m)

 

 

 

 

 

 

유목민의 돌집

 

 

 

 

 

 

 

 

 

 

시앤나르설산(6032m)의 위용이 드높다. 위쪽에 오색해가 있다

 

 

 

 

우유해 가는 길

 

 

 

 

 

 

우유해 (해발 4500m)

 

 

 

 

우유해(해발4500m)

 

 

 

 

오색해 가는 비탈길

 

 

 

 

오색해 (해발 4600m)

 

 

 

 

오색해 바깥쪽 작은 호수

 

 

 

 

 

오색해 부근

 

 

 

 

오색해에서 하산

 

 

 

 

 

 

 

 

 

하산하면서 앙마이용설산을 배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