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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18. 따오청에서 샹그릴라 가는 길

향곡[鄕谷] 2015. 10. 29. 20:05

 

 

동티베트 배낭여행 18.

10일째 (2015.9.8. 맑음)

 

따오청에서 샹그릴라 가는 길

 

 

 

따오청에서 샹그릴라로 떠나는 아침 6시 10분 버스를 타러 일찍 숙소에서 나왔다. 버스터미널 부근 식당은 사람들로 만원이다. 식사 후 배낭을 버스 짐칸에 싣고 차에 올랐다. 우리가 예약한 좌석번호사람들이 주르륵앉아 있었다. 그들의 좌석번호가 맞다. 우리 버스표는 어제 날짜였다. 이틀 뒤 표를 예약하였는데, 매표원이 하루 뒤 버스표를 끊어준 것이었다. 날짜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다. 날짜를 하루 미루어 탈 수있다고는 했으나, 좌석이 있을 때 얘기다. 다행히 뒤쪽에 자리가 있어 모두 탈 수 있었다. 하루에 한 번 뿐인 차를 타려고 하루를 여기서 더 보낼 뻔 하였다. 1시간 30분을 달려서 고갯길 어느 집 앞에 버스가 멈췄다. 화장실에 가라는 의미다. 차를 세우면 무조건 화장실에 가야 한다. 뒷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집은 화장실에서 벌어들이는 돈으로 생활을 하는지, 다른 편의시설은 없고 담 너머로 긴 물호스를 뽑아서 연신 버스에 대고 품어댄다.

 

두어 시간 달려서 샹청에 들어섰다. 띄엄띄엄 눈에 띄던 티베트 가옥이 늘어났다. 강가 비탈진 곳에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졌다. 우리가 스촨에서 윈난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 실감이 났다. 강이 흐르는 다리 옆에서 커다란 나무판에 투박하게 샹그릴라라고 쓰인 글씨가 있어서, 상호를 썼나 했더니 이정표였다. 지금까지 포장과 비포장로 번갈아 달리던 버스가 산 중턱으로 깎아 놓은 산간도로로 경사를 높였다. 협곡 위 구불구불한 비포장 산길로 시속 20~30㎞를 넘지를 않는다. 이따끔 대형트럭들이 나타나 폭이 좁은 도로에서 교행이 늦어졌다. 원경은 다르지만 산골길은 우리와 다를 바가 없다. 소나무 등 식물들도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버스기사는 쉴 줄을 모른다. 아침에 한번 화장실 앞에서 쉬더니 5시간 반을 더 달려 길거리에서 점심식사를 하러 멈췄다. 견디기 어려운 사람이 있었을 것 같다. 아무도 운전기사 한테 얘기를 하지 않는다. 운전기사가 왕이다. 

 

허름한 길거리 음식점에서 몇 가지 반찬을 주문하여 점심을 30분 정도 먹고 이내 출발하였다. 잠시 아스팔트길인가 싶더니 긴 공사판 도로에 들어섰다. 울퉁불퉁한 도로에 버스가 요동치고, 의자는 스프링이 고르지 않아 차가 좌우로 움직일 때는 자세가 불안하다. 거기다가 차가 퉁퉁 튀면 엉덩이를 찌른다. 이건 고문이다. 진흙길이 있어 차가 멈췄다. 작은 차들이 바퀴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보통 10시간에서 12시간은 걸린다니 마음을 그렇게 먹고 타고 갈 뿐이다. 

 

12시간 만에 도착하였다. 버스에서 내리니 혼이 반쯤 나간듯하다. 짐칸에서 꺼낸 배낭은 먼지 투성이고 배낭 옆에 끼워서 모아둔 팜플렛은 다 없어졌다. 터미널에서 숙소인 자희랑객잔으로 택시를 타고 갔다. 한 대원이 택시에서 핸드폰을 분실하였다. 운전기사의 석 달 치월급이라 찾기 어려울 이라는 객잔 주인의 얘기다. 객잔에서 운영하는 부근 식당에서 송이버섯과 삼겹살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송이버섯을 중품으로 주문했는데, 향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떨어지나 값은 쌌다. 12시간 차를 타고 와서 고산증세로 이상이 생겨 한 대원이 밤중에 병원에 다녀왔다. 고산증세는 두통, 식욕부진, 감기, 비뇨이상 등이 있어 예측하기가 힘들다. 참으로 긴 하루였다. 

 

 

※ 따오청 06:10 출발- 점심(13:30~14:05) - 샹그릴라 18:10 도착. 소요시간 12시간. 버스비 109위안

   샹그릴라버스터미널-자희랑객잔 택시 15위안

   자희랑객잔 숙박 : 2인실 150위안/2인, 도미토리 40위안/1인

   송이버섯 1㎏. 상 600위안, 중 400위안, 하 200위안

   해발 : 따오청 3750m, 샹그릴라 3270m 

  

 

 

 

 

 

 

 

샹청을 지나 샹그릴라로 가는 산중턱길이 멀리 보인다

 

 

 

 

 

 

 

 

점심을 위해 길거리에 세운 버스

 

 

 

 

 

 

진흙탕길에 멈춰선 차들

 

 

 

 

자희랑객잔

 

 

 

 

자희랑객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