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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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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숲 / 산은 내장이요 절은 백양이라

향곡[鄕谷] 2019. 11. 5. 21:09

 

 

정읍 여행 ⑤ 정읍에서 장성으로

 

백양사 숲

산은 내장이요 절은 백양이라

 

 

'봄 백양, 가을 내장'이요, '산은 내장이요, 절은 백양'이란 말이 있다. 둘 다 명성이 높지만 견준다면 절은 백양이 낫다는 얘기다. 내장산 장성 쪽에 백양사가 있다. 백양사는 대중 앞에서 설법을 하던 환양선사의 꿈에 죄를 짓고 내려와 살던 흰 양이 나타나서, 스님의 설법을 듣고 환생하여 천국으로 가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 뒤 절 이름을 백양사로 고쳐 불렀다. 백양사는 고불총림(古佛叢林)으로 부른다. 총림은 참선도량인 선원(禪院)과 경전을 교육하는 강원(講院)과 계율을 가르치는 율원(律院)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총림이라 부르는 사찰은 다섯 군데인데, 그중 하나가 백양사이다.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숲길은 아름답다. 우리나라 이름다운 길 100선에 들어 있는 숲길이다. 수백 년 묵은 갈참나무가 띄엄띄엄 섰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갈참나무도 있어 숲길을 우람하게 한다. 부근 농민들이 구충제로 썼다는 비자나무도 있고, 쌍계루 옆에는 지팡이를 꽂은 것이라는 이팝나무도 있다. 또한 우화루 옆에는 350년 된 홍매(紅梅)가 있는데, 국가에서 자연유산으로 지정한 매화 몇 그루 중 하나이다. 이곳 매화를 고불매(古佛梅)라 부르는데, 백양사에 오면 꼭 봐야 할 나무다. 봄에 오면 은은하게 풍기는 암향이 대단하여 일부러 찾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나무 하나를 더 들라하면, 대웅전 뒤 모과나무를 들고 싶다. 나무 위에 단풍나무와 겨우살이를 품고 있는 자비의 나무이기 때문이다.

 

쌍계루의 정수는 쌍계루 앞 영지(影池)를 든다. 목은 이색이 이름을 지은 쌍계루는 포은 정몽주가 이곳에 와서 칠언율시 '쌍계루'를 지은 후 비경이 더 알려졌다. 영지에는 구름을 이고 있는 쌍계루가 물속에 보이고,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물속에 보이고,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까지 물속에 어른거려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절집에 잠긴 가을도 이리 아름다운데, 봄은 또 얼마나 아름다우랴. 

 

 

 

 

쌍계루

 

 

 

 

700년 된 갈참나무

 

 

 

 

비자나무 숲길

 

 

 

대웅전

 

 

 

고불매

 

 

 

 

단풍나무와 겨우살이가 같이 사는 모과나무

 

 

 

 

호랑가시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