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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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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구절초 테마공원 / 구절초 꽃구경이 좋은 곳

향곡[鄕谷] 2019. 11. 4. 12:32

 

 

 

정읍 여행 ④

 

구절초 테마공원

구절초 꽃구경이 좋은 곳

 

전북 정읍시 산내면 (2019.10.31)

 

 

국화는 중국 진(晉)나라 시인 도연명 이래로 은일의 상징으로 사랑을 받았다. 도연명은 국화를 '서리 속의 영웅(상하걸 霜下傑)'이라 불렀고, 소동파는 '꽂꽂한 선비의 기상(오상고절 傲霜孤節)'으로 여겼다. 조선의 선비 신경준은 국화가 모든 것이 다 피고 난 뒤에 피어 양보하는 정신에 가까운 '사양하는 마음'을 지닌 꽃이라고 하였다. 그만큼 국화는 선비가 가까이 하였던 수양의 꽃이었다. 

 

구절초(九節草)는 아홉번 꺾이는 풀, 음력 9.9에 꺾는 풀이라 하여 구절초라 부른다. 구절초는 뿌리채 캐내어 약으로 쓰는데 음력 9.9에 캐는 것이 약효가 가장 좋다고 한다. 구절초 줄기를 들여다보면 마디가 뚜렷이 있는 것도 아니니 아마도 잎이 나는 아홉 번째에 꽃이 달리는 것이 아닌가 얘기하기도 한다.

 

옛사람들은 한가위(음 8.15)에는 달구경, 중양절(음 9.9)에는 국화 구경했다고 하는데, 10월에 마지막 날(음력 10.4) 국화 구경을 하러 나섰다. 구절초 축제는 끝났지만 정읍 산내면 옥동호 호숫가에 있는 구절초공원을 찾았다. 많은 구절초가 거의 다 졌지만 그래도 남은 꽃구경을 할 수 있었다. 옛 문인들은 국화전을 먹는 모임인 자국회(煮菊會)를 가지고, 등불을 밝혀 꽃 그림자를 벽에 비추어 보며 아름다움을 즐겼다. 옛 문인들 흉내는 내지 못하지만, 아직도 국화가 남았으니 국화를 찾아 나서는 일은 멋진 즐거움이고 말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