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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풀,들꽃

노루귀 / 봄이 오는 소리에 귀를 쫑긋

향곡[鄕谷] 2021. 3. 23. 19:44

 

노루귀

봄이 오는 소리에 귀를 쫑긋

 

 

과명 : 미나리아재비과

개화 : 3~5월

결실 : 8월

 

 

 

 

노루귀 / 남한산성 (2021.3.13)

 

 

 

겨울이 지나고 바람결이 달라지며 언 땅이 녹는다. 나무는 움트고 풀들은 기다린 듯 파릇하다. 아직도 바람결 끄트머리에 겨울 자락이 남았는데, 눈 녹기가 무섭게 피는 들꽃에 바람꽃이 있고 노루귀가 있다. 노루귀는 숲 속 응달에서  봄바람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가녀린 꽃대를 올려서 피는 꽃이다.  다른 이름으로 파설초(破雪草)라 하는데, 눈을 헤치고 나온다기보다는 잔설이 있을 때 나오는 것을 그렇게 표현했을 것이다. 한겨울에 낙엽이 덮고 보호한 덕이 크다. 노루귀 종류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숲 속에서 자라는 노루귀가 있고, 전남과 제주도 숲 속에서 사는 노루귀 보다 작은 새끼노루귀가 있고, 울릉도 숲 속에서 자라는 상록성인 섬노루귀가 있다. 

 

노루귀는 잎의 생김새가 털이 보송보송한 노루의 귀를 닮아서 얻은 이름이다. 꽃대에도 보드라운 흰털이 나 있다. 이른 봄에 꽃이 잎보다 미리 나온다. 꽃은 하양, 붉은 자주, 연분홍, 분홍, 청색이 있다. 청색 꽃을 청노루귀라 부른다. 꽃잎은 없고 꽃잎처럼 보이는 긴 타원형은 꽃받침이다. 곤충이 적은 계절에 곤충을 부르는 간절한 표현방법이다. 수술과 암술은 수가 많고 노란빛이 난다. 잎은 꽃이 한창 피고 난 뒤에 나오는데, 잎이 나올 때는 또르르 말려서 나온다. 가죽질인 잎은 삼각형 모양 심장형인데 3개로 갈라진다. 사람들이 꽃에 관심이 많으니, 뒤에 나오는 잎은 이름의 주인공인데도 관심에서 멀다.  

 

노루의 주요 이동지점을 노루목이라 한다. 전국에는 노루목이란 지명이 많다. 지리산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거쳐 천왕봉으로 가는 첫 고개도 노루목이다. 예전엔 산에 노루가 많았다. 노루는 사슴과에 속하는 동물이지만 초원에 사는 사슴과 달리 산 중턱 이상에서 살고, 산기슭이나 마을 근처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노루귀도 그러하다. 노루는 음지와 찬 것을 좋아하는데, 몸에 알을 낳는 애벌레가 가렵게 하기에 그것을 피하려 찬 것을 좋아한다. 노루귀도 응달을 좋아한다. 노루는 '노랗다'는 뜻을 지닌 '놀'에서 생긴 이름인데, 노루귀는 암수술에 노란빛이 있긴 하지만, 색이 아니라 이름에서 온 것이 다르다. 노루나 노루귀나 가녀린 것은 같다. 노루귀의 꽃말 '인내'처럼 추운 겨울을 이겨 꽃을 피운 것이 대견하다. 누구나 참고 견디면 그렇게 꽃 필 날 있으리라.  

 

    

 

 

노루귀 / 남한산성 (2021.3.13)

 

 

노루귀 / 남한산성 (2021.3.13)

 

 

노루귀 / 수리산 (2021.3.15)

 

 

노루귀 / 수리산 (2021.3.15)

 

 

새끼노루귀 / 한라산 어리목 (2020.4.30)

 

 

 

노루귀 / 화야산 (2020.3.31)

 

 

노루귀 / 화야산 (2020.3.31)

 

 

노루귀 / 화야산 (2020.3.31)

 

 

 

노루귀 / 화야산 (2020.3.31)

 

 

노루귀 / 교동도 (2014.3.27)

 

 

솜털이 남아있는 노루귀 잎 / 남한산성 (2021.4.5)

 

 

노루귀 잎 / 남한산성 (2021.4.5)

 

 

섬노루귀 / 성인봉 (울릉도. 2006.4.30)

 

 

노루귀 잎 / 외연도 (20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