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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이름 풀 / 소가 먹는 풀, 소를 닮은 풀

향곡[鄕谷] 2021. 2. 14. 19:21

 

소 이름 풀

소가 먹는 풀, 소를 닮은 풀

 

 

 

소는 고분고분하고 순한데, 화를 내면 불같이 사납다. 그 소를 길들여 농사일에 쓰고는 생산성이 좋아지고 수확량이 늘어났다. 농사는 사업이 되고 인구 증가에 도움을 주어 문명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농업기계가 등장한 뒤에는 소는 우유와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기르게 되었다. 소 사육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소는 매탄을 트림으로 배출하는데, 지구 온실가스의 4%를 차지한다.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인간에 의해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18%인데, 이것은 운송수단에서 배출하는 것보다 더 많다.   

 

소는 풀을 먹는 초식동물이다. 소가 먹는 풀은 90%가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목초이다. 소가 먹는 풀을 꼴이라 한다. 꼴을 베어 와서 먹이거나, 소를 들판으로 몰고 가서 먹였다. 소가 좋아하는 풀은 어린 풀이다. 줄기보다 잎을 좋아했다. 입과 혀를 대어보고 촉각으로 확인한 뒤에 입으로 물어 혀로 맛을 보고 나서야 뜯어먹는다. 소가 먹는 풀의 양은 소 체중의 10%가 넘는다. 겨울에는 큰 솥에 짚과 풀을 섞어 소여물을 만들었다. 뜨끈 뜨근한 여물을 큰 눈을 돌려가며 먹는 모습이 신기하다. 위가 4개인 소는 되새김을 하는 동물이기에 쉬지 않고 늘 입을 우물거린다.   

 

소가 먹는 풀은 많지만 이름에 소가 들어가는 풀에 쇠뜨기(속새과)가 있다. 쇠뜨기는 두 가지 모습이다. 이른 봄에 논둑이나 강둑에서 자라는 뱀머리처럼 생긴 연한 갈색의 것은 번식에 필요한 생식경이고, 포자가 익어 사방으로 퍼지면 생식경은 사라지고 영양생장을 하는 식물체가 된다. 소가 뜯어 먹는 풀이라 쇠뜨기인데, 이른 봄에 뱀을 닮기도 하고 이 식물이 자라는데 뱀이 많다고 뱀밥이라 부르기도 한다. 쇠뜨기를 소가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한다. 사람도 쇠뜨기를 약재로 유용하게 쓴다.

 

 

 

 

쇠뜨기 생식경 (4.4. 서울 송파구 성내천)

 

 

쇠뜨기 (5.8. 서울 송파구 성내천)

 

 

 

우엉(국화과)은 사람들이 반찬으로 즐겨 만들어 먹는 채소이다. 우엉은 한자로 우방(牛蒡)이라 한다.  중국에 방(旁)씨 노인이 기르는 늙은 소가 길가에 이 풀을 뜯어 먹고서는 쟁기질을 가볍게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노인 성씨 방(旁)에 풀 초(艸)를 붙이고 앞에 소 우(牛) 자를 써서 우방(牛蒡)이 되었다고 하며, 뒤에 우리나라에서 우엉이 되었다. 우엉의 이명으로 우벙으로 쓰기도 하고, 일부 지방에서는 우웡으로 쓰고 있다.

 

 

 

우엉 (7.13. 홍릉수목원)

 

 

 

쇠비름(쇠비름과)은 맛이 비름과 비슷하여 쇠비름이라 이름지었다고 하는데, 비름(비름과)과는 과도 다르다. 한자로는 '소가 먹는 비름'이란 뜻인 우현(牛莧)을 쓴다. 쇠비름의 이명으로는 돼지풀도 있고, 말의 이빨을 닮아 마치현(馬齒莧)을 쓰기도 한다. 소가 먹는 풀로는 쇠기미풀(벼과)이 있고, 소풀이라는 뜻인 쇠풀(벼과)도 있다. 나무로는 소가 잘 먹어서 소밥나무라고 부르는 송악(두릅나무과)이 있다.

 

 

 

쇠비름 (9.13. 한강 잠실지구)

 

 

 

소의 모양을 닮은 풀이 있다. 쇠무릎(비름과)은 줄기의 마디가 부풀어 오른 모습을 소의 무릎에 비유한 이름이다. 한자로는 소무릎이란 뜻인 우슬(牛膝)을 쓴다. 그늘진 곳에서 사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뼈가 약한 사람들에게 쓰는 약재로 알려져 있다.  한약재 시장에 가면 구할 수 있다.

 

 

 

쇠무릎 (9.13. 충북 제천시)

 

 

 

쇠서나물(국화과)은 꽃이 피는 기간이 길어 가을 내내 산의 초지에서 볼 수 있다. 잎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고 양면이 거친데 만져보면 소의 혀 같은 느낌이 난다고 쇠혀나물이 쇠서나물로 변한 이름이다. 부드러운 순과 잎을 나물로 먹는다. 왕고들빼기나 방가지똥과 꽃 모양이나 색깔이 비슷한데, 쇠서나물에는 거친 털이 나 있어 구별한다.

 

 

 

쇠서나물 (8.9. 강원도 화천 번암산)

 

 

 

 벗풀(택사과)의 이명이 쇠귀나물이고, 보풀(택사과)과 유사한 중국 원산의 재배종인 소귀나물도 있다. 모두 소의 귀를 닮았다. 꽃이 쇠뿔 모양인 쇠뿔현호색(현호색과)도 있다. 나무에서는 줄기에서 소젖 같은 즙액이 나오는 덩굴식물인 나도은조롱(박주가리과)이 있는데 이 식물의 이명은 소젖덩굴이다.

 

 

 

소귀나물 (9.18. 선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