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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이야기/제주도

한라산과 오름에 있는 식물 7. 따라비오름, 설오름, 말미오름 외

향곡[鄕谷] 2023. 3. 21. 09:43

한라산과 오름에 있는 식물 7

 

따라비오름, 설오름, 말미오름, 알오름, 안덕계곡

2023.3.7~3.10

 

 

 

한라산은 식생이 다양하고 특산식물이 가장 많은 곳이다. 우리나라 멸종위기식물 6종 중 4종이 제주도에 있고, 보호야생식물 52종 중 26종이 제주도에 있기에 제주도는 생태계의 보고다. 계절별로 오름에 오른다면 다양한 식물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식생이 많지는 않지만 따라비오름에서는 사스레피나무, 우묵사스레피와 황벽나무를, 설오름에서는 백량금과 산유자나무를, 말미오름과 알오름에서는 나한송과 까마귀쪽나무를, 안덕계곡에서는 덧나무, 머귀나무, 종가시나무를 볼 수 있었다.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귀한 식물들이다.

 

 

 

까마귀쪽나무 (녹나무과)

제주 방언으로는 '까마귀쪽낭'이다. 까마귀쪽나무에서 까마귀는 열매가 검게 익는다는 뜻에서 붙은 것이고, 쪽나무는 때죽나무를 닮았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한편으로는 열매가 초록색에서 다음 해에 푸른빛이 도는 새까만색으로 익는데, 그 빛깔이 쪽을 삶아 염색물을 만들었을 때 진한 흑청객이어서 마치 까마귀의 검푸른 몸빛과 같다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견해도 있다. 남해안과 섬에서 사는 늘 푸른 나무다. 잎이 두꺼운 가죽질이고 뒷면에 황갈색 털이 밀생하는 점이 특징이다. 

 

 

까마귀쪽나무 (2023.3.10. 말미오름)

 

 

나한송 (나한송과)

중국 남부와 일본에서 자라는 난대의 나무다. 긴잎이 편평하고 주맥이 뚜렷하다. 붉게 익는 열매가 가사를 걸친 나한(羅漢)처럼 보인다고 나한송이다. 중국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관상수로 심는데, 제주도 숲속에서 자생하는 것도 있다

 

 

나한송 (2023.3.10. 서귀포시 표선면 시흥리)

 

 

보리밥나무 (보리수나무과)

보리밥나무는 크고 능선이 있는 열매 모양이 보리로 지은 밥처럼 보인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10~11월에 황백색 꽃이 피고, 3~4월에 열매가 붉은색으로 익는다. 열매는 약간 떫고 단맛이 난다. 덜 익은 것을 먹었더니 시큼하다. 보리장나무에 비해 잎이 난상으로 넓고 뒷면과 꽃받침통에 은백색의 비늘털이 밀생하는 점이 다르다.

 

 

보리밥나무 (2023.3.7, 서귀포시 안덕면)

 

 

등대풀 (대극과)

등잔을 받치는 등잔대를 닮은 풀이란 뜻에서 유래했다. 경기 이남 들에서 자라는 한두해살이풀이다. 대극에 비해 한두해살이풀이고 잎이 도란형인 점이 특징이다. 

 

 

등대풀 (서귀포시 표선면 시흥리. 2023.3.10)

 

 

사스레피나무 (차나무과)

사스레피나무는 나뭇가지가 지저분해 보인다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추정한다. 꽃이나 열매가 달린 흔적이 지저분하게 남아 있고, 키가 작아 주위의 다른 큰 나무 잎이 가지에 걸리곤 하여 어수선해 보인다. 주요 자생지인 제주도 방언을 채록하였다. 제주도 방언 중 사스레피와 유사한 것으로 '사스람하다'는 말이 있는데, 털이나 머리카락 따위가 꽤 엉성하고 어수선하게 일어나 있는 모습을 뜻한다. 우묵사스레피에 비해 잎이 말리지 않고 꽃이 이른 봄부터 피는 점이 다르다. 

 

 

사스레피나무 ( 따라비오름. 2023.3.9)

 

 

 

우묵사스레피 (차나무과)

우묵사스레피라는 이름은 잎 끝이 우묵하게(凹)하게 들어가는 사스레피나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사스레피나무를 닮았지만 잎끝이 둥글거나 오목하고 잎가장자리가 뒤쪽으로 말리는 모양에서 차이가 있다. 사스레피나무와 다르게 잎이 작고 꽃이 늦가을에 피는 점도 다르다.   

 

 

우묵사스레피 (따라비오름. 2023.3.9)

 

 

백량금 (자금우과)

백량금은 남해안과 섬 숲속에서 허리춤 정도 자라는 나무다. 콩알 굵기인 붉은 열매가 가을부터 다음 해 봄까지 달려 있다. 뿌리를 자르면 붉은 점이 있다고 하여 중국에서는 주사근(朱砂根)이라 했으며, 주사근과 비슷한 다른 나무로 백량금이 있다. 중국 이름을 가져오면서 주사근이라 불러야 할 나무에 착오로 비슷한 나무인 백량금을 붙인 후 그대로 쓰고 있다. 자금우에 비해 곧게 서서 자라고 잎 가장자리에 물결모양 톱니가 있는 점이 다르다.

 

 

백량금 (설오름. 2023.3.9)

 

 

산유자나무 (산유자나무과)

산유자나무는 유자나무처럼 가지에 가시가 있고 산에서 자라기 때문에 이름이 붙은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산유자나무는 유자나무와 과가 다르고, 유자나무는 열매를 먹을 수 있지만, 산유자나무는 열매가 콩알만한 까만 장과가 달릴 뿐이다. 제주도에서 자란다. 설오름에서 어린 산유자나무를 보았다. 어린 데도 가시는 날카롭게 매달고 있다. 

 

 

산유자나무 (설오름. 2023.3.9)

 

 

황벽나무 (운향과)

황벽나무는 두꺼운 줄기 겉껍질을 벗겨내면 선명한 노란색 속껍질이 나타난다. 이 속껍질을 벽(蘗)이라 하는데, '노란 속껍질을 가진 나무'란 뜻으로 황벽(黃蘗)나무가 되었다. 잎을 자르면 특유의 향기가 나고, 나무껍질에 코르크층이 발달하는 점이 특이하다. 따라비오름에서 북쪽으로 돌아 내려오면서 볼 수 있다. 

 

 

황벽나무 (따라비오름. 2023.3.9)

 

 

종가시나무 (참나무과)

열매가 종을 닮은 가시나무 종류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때죽나무도 열매가 종을 닮았다고 제주방언으로 종낭이라 부른다. 붉가시나무에 비해 잎이 작은 편이고 상반부에 톱니가 있는 점이 다르다.

 

 

종가시나무 (서귀포 안덕계곡. 20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