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제주 올레길 1코스. 시흥~광치기해변
성산일출봉을 보며 걷는 해변 풍광이 일품
시흥초등 - 올레안내소 - 말미오름 - 알오름 - 종달 초등 - 목화휴게소 - 성산갑문 - 성산항 - 일출봉 입구 - 광치기해변
이동거리 15.1㎞. 이동시간 4:09. 휴식시간 0:36. 계 4:35 (2023.3.10. 맑음. 6.7~19.9℃)
올레길은 시흥리(始興里)에서 시작한다. 시흥리는 첫 마을이란 뜻이다. 서귀포의 시작이요 올레의 첫 마을이다. 올레 1코스 시흥에서 광치기해변까지는 바로 걸어가면 십 리로 소 울음소리가 들릴 거리 정도이다. 그런 거리를 오름과 바다로 돌아 15㎞를 걷는다. 오름을 헤집어 숲을 보고, 바다로 나가서는 물빛을 보며 다니는 길이다. 걷는 것만도 좋은데, 바다 풍경이 있으니 더욱 좋다.
시흥리 첫길은 밭담 사이로 걷는 길이다. 밭담에는 바람구멍이 있다. 밭담은 바람이 숭숭숭 지나가야 무너지지 않는다. 돌을 쌓는 일도 지혜가 필요하다. 바람은 부드럽고 꽃은 아름답다. 밭담 아래에 방가지똥, 광대나물, 수선화가 나지막하게 피었다. 잎은 떨어져 뿌리로 돌아갔는데, 그 뿌리에서 새로이 잎과 꽃이 나왔다. 들녘의 생명은 이렇게 다시 태어난다. 말미오름 암벽이 보이는 길에서 꽃을 만나고 오름으로 올랐다.
말미(末尾)오름은 땅끝에 자리 잡아서 얻은 이름으로 앉음새가 좋다. 다만 날씨가 흐려 성산일출봉을 보는 시계가 좋지 않아 아쉬웠다. 말미오름과 붙어 있는 알오름은 새알을 닮은 오름으로 둥글다. 제주 동쪽을 보는 전망이 좋다. 남쪽지방에서 사는 늘 푸른 나무로는 사스레피나무와 까마귀쪽나무, 곰솔, 나한송을 볼 수 있다. 오름을 내려와서 마을길엔 동백, 보리밥나무, 송악, 유채 등이 자란다. 종달리로 가는 길에는 유채가 많아 꽃 구경이 좋다. 종달리(終達里)는 종처럼 생긴 산(지미봉. 165m) 밑에 있어 붙은 이름이다. 종달리 찻집에서 잠시 쉬고 나면 바다로 가는 길이다.
지미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사한 옥빛 바다가 아름답다. 유채꽃이 있는 곳에선 대비가 되어 더 아름답다. 성산일출봉으로 다가갈수록 일출봉은 난공불락의 성처럼 우뚝하다. 성(城)처럼 생긴 산(山)이라 성산이다. 오늘 목적지는 광치기해변이다. 광치기는 제주말로 '빌레(너럭바위)가 넓다'는 뜻이다. 바닷물이 밀려가고 넓은 용암지질과 녹색 이끼가 드러났다. 광치기의 속살이 이것이다. 골똘히 생각하는 사람은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지혜를 자연에서 구할 것이지만, 넓은 바다를 보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오늘 행복한 걸음으로 생긴 에너지로 족하다.
※ 교통편 : 시흥초등학교 부근 시흥리 출발점 부근 공터에 차를 세워놓고, 광치기해변까지 가서 택시를 불러서 차를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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