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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 이야기/제주도

설오름 / 가시리에 있는 호미모양 오름

향곡[鄕谷] 2023. 3. 18. 17:16

 

제주의 오름

 

설오름

가시리에 있는 호미모양 오름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안내도 - 모노레일 길 - 제단 - 정상 - 배수장 (40분. 2023.3.9 맑음)

 

* 설오름 : 표고 238m, 비고 98m, 둘레 2,056m, 면적 173,810㎡, 직경 652m

 

 

 

 

 

설문대할망이 한라산을 만들 때 치마에 흙을 담아 날르면서 흘린 흙이 오름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설문대할망이 덩치가 크기도 하지만 치마에서 흘린 흙이 곳곳에 흩어져 생긴 오름을 나중에 세어보니 368개라는 것이다. 워낙 오름이 많아 작은 오름은 지도에 다 표기할 수도 없다. 가시리 사거리에서 성읍마을 가면서 왼쪽으로 첫 번째 길이 따라비오름 가는 길이고, 두 번째 길이 설오름 가는 길이다. 길에는 따로 표지판을 보지 못하였다. 입구 도로가 두 곳인데, 어느 곳으로 가거나 따라 들어가면 설오름 표지판이 나온다. 

 

삼나무로 덮인 길은 모노레일이 깔렸고 경사가 제법 있다. 지나간 흔적은 있는데 오래되어서 삼나무 잎이 떨어진 것이 길에 수북하다. 경사가 끝나는 곳에 동네에서 올라와 제를 올리는 제단이 있다. 송악이 있고, 제비꽃이 피었고,  햇고사리가 벌써 나왔다. 그곳부터는 경사가 밋밋하다. 산길에 상록관목인 백량금이 있다. 가을부터 초겨울에 달리는 빨강 열매가 아직도 달려 있다. 오름에는 겨울이 남아 있고, 봄이 성큼 들어왔다. 보기 어려운 산유자나무도 있다. 소나무가 우거져 바깥은 보기 어렵지만 정상에 서니 빈 공간으로 따라비오름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설오름은 모양이 호미를 닮아 호미 서(鋤) 자를 써서 서오름이라 하다가 설오름이 되었다. 안내도에는 산행도가 따로 없다. 내려가는 길을 짐직할 수 없어 배수장 쪽으로 난 길로 내려왔다. 갑자기 간 곳이지만 갔던 길을 나중에 복기해 보니 정상에서 진행 방향으로 가면 호미모양의 길이 되어 돌아오게 되어 있었다. 오름은 올라서면 한 바퀴를 돌아 원점회귀하도록 되어 있다. 그 단순한 이치를 현장에서는 잊었다. 한 바퀴 돌면 2㎞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다.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 다시 돌아봐야겠다. 제주의 속살이 그 속에 있을지 모른다. 

 

 

 

 

 

모노레일이 놓인 설오름 올라가는 길

 

 

산신제를 지내는 제단이 있는 곳

 

 

 

 

 

송악

 

 

 

 

백량금

 

 

 

 

 

 

멀리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보리밥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