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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서울 산

북한산 향로봉과 비봉 / 진관사에서 원점 회귀 산행

향곡[鄕谷] 2023. 9. 1. 11:13

북한산 향로봉과 비봉

진관사에서 원점회귀 산행

 

진관사 입구 - 진관사 - 기자능선 - 향로봉(535) - 비봉(560) - 진관계곡 - 진관사 - 진관사 입구 

이동거리 7.2㎞. 이동시간 4:22. 휴식시간 0:55. 계 5:17 (2023.8.31. 맑음)

 

 

 

 

한창 더위가 끝나가니 산에 가는 사람들이 늘었다. 여름 꽁무니는 남아 있고, 가을 첫머리에 들어서는 바람결이다. 먼산이 뚜렷이 보이면 비가 오고, 가까운 산이 멀리 보이면 날씨가 좋다. 새털구름과 양떼구름이 보이면 비가 오고, 뭉게구름이 보이면 날씨가 맑다. 시계가 뚜렷하고 뭉게구름이 끼어 풍경도 좋은 날이다. 

 

진관사 일주문을 지나 향로봉 1.9㎞라 쓴 표지판을 따라 산으로 올랐다. 산 곳곳에 버섯이 피었다가 스러져가고 있다. 주름버섯, 갓버섯, 광대버섯 종류들이 보인다. 버섯은 분해자요 공생자요 기생자이다. 유기물을 분해하여 다른 생물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분해자 역할과 나무뿌리에 붙어 영양과 탄수화물을 주고받는 공생이 버섯의 역할이다. 숲에 필요한 생명체이다. 버섯에 달팽이와 지렁이가 붙어 있다. 신경계를 건드리는 독버섯이 있는데, 이것들은 신경계가 없는지 무엇이든 다 먹을 듯하다. 

 

산을 조금 더 오르니 바위 옆으로 난 샛길이 있다. 바위를 넘지 않는 우회로인 줄 알고 갔더니 길이 희미하여 없어지는 길이다. 그런 길을 무리하게 가다가는 더 험악해질 수 있다. 되돌아와서 걸었다. 바위를 넘으니 다시 길이 제대로 나온다. 바위가 있는 길은 그런 경우가 많다. 정상으로 다가서니 향로봉 가는 기자능선이다. 바윗길 오르내림이 연속된다. 삶이 산 넘어 산이 나오듯 그렇게 가는 길이었다.

 

향로봉은 북한산 남쪽 끄트머리 봉우리다. 거기서 바라보는 북한산은 한눈에 호쾌하다. 오른쪽 보현봉이 있는 사자능선과 문수봉에서 의상대로 이어지는 의상능선이 거기에 있다. 그 너머 노적봉 뒤로 염초봉,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가 도열하여 섰다. 비봉으로 건너갔다. 조선 순조 연간(1816년)에 김정희가 발견한 진흥왕순수비가 있는 비봉이다. 신라의 관제를 확인한 귀중한 비석이다. 나중에 경복궁으로 원비석을 옮기고(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음) 유지비를 세웠다. 이제는 몸이 둔해 비봉 좁은 바위틈으로 오르내리는 것이 어려웠다. 

 

하산은 비봉 서쪽에 진관계곡 하산길로 잡았다. 응봉능선이나 향로봉능선 보다 높이가 낮은데 경사면이 고르지 않아 쉽지는 않다. 경사가 있는 바위를 걷고, 나무다리를 내려서고, 때로는 소나무를 밟고 내려서야 한다. 계곡에서 물소리를 듣고 내려오는 것은 좋다. 북한산 곳곳이 그렇지만 이곳도 작은 단층이 있어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몇 번 걸었던 산길인데 낯선 것은 오랜만에 왔던 탓이다. 사람을 오랜만에 보면 그렇듯 산길도 그렇다.

 

하산길에는 휘어진 소나무가 많다. 바위를 비집고 살아가는 소나무를 보면 감탄을 한다. 겸재의 진경산수화 거의 대부분에 소나무가 있을 정도로 가깝고 귀하다. 젊은이가 아름답듯 백여 년 된 소나무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어떤 작가는 소나무는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선이라 하였다. 술잔에 남은 술 부어 계곡에 띄워 놓고 마셨다. 소나무가 내려보고 있었다. 굽어 보는 소나무는 느긋하다.   

 

 

※ 교통편 

(갈 때)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7211번 이용 진관사 입구 하차

(올 때) 진관사 입구 건너편(하나고 앞)에서 연신내역 가는 버스 이용

 

 

 

기자능선에서 보는 풍경

 

 

기자능선 쉼터에서

 

 

테두리방귀버섯 / 식용부적합

 

 

기자능선에서 향로봉 가는 길

 

 

진관사에서 올라온 기자능선

 

 

향로봉 오르는 바위길

 

 

향로봉(535)

 

 

 

비봉(560)

 

 

향로봉에서 보는 북한산 풍경

 

 

비봉 부근 쉼터에서 보는 북한산

 

 

향로봉 능선(능선 오른쪽 끝이 향로봉)과 치마바위

 

 

북한산 진흥왕순수비 유지비

 

 

비봉(코뿔소바위)에서

 

 

하산길에서 보는 단층

 

 

진관계곡 하산길

 

 

소나무의 수고

 

진관사를 지나 진관계곡으로 오르면 향로봉과 비봉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기자능선으로 가지 않고 가는 길이다

 

 

진관계곡 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