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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서울 산

수락산 / 올망졸망 바위능선으로 걷는 산길

향곡[鄕谷] 2023. 9. 9. 12:20

수락산(水落山. 640.6m) 

올망졸망 바위능선으로 걷는 산길

 

 서울 노원구, 경기도 남양주시

마당바위 입구 - 금류동계곡 - 내원암 - 수락산장 - 수락산 주봉 - 철모바위 - 코끼리바위 - 도솔봉 - 당고개역

이동거리 7.7㎞. 이동시간 3:44. 휴식시간 2:09. 계 5:53 (2023.9.8. 맑음. 19.6~30.5℃)

 

 

 

 

산 다니다가 보면 정말 올망졸망 산들이 많다. 산들은 모두 이어졌으니 사람들은 그 줄기 따라 걷고 또 걷는다. 백두대간에서 내려온 한북정맥은 천마지맥을 내리고 내달리다가 수락지맥과 도봉지맥 산줄기를 잇따라 내놓는다. 수락지맥에서 나온 줄기가 수락산과 불암산을 거쳐 아차산까지 가고, 도봉지맥은 도봉산과 북한산을 세운다. 그러니 수락산은 지맥으로는 도봉산과 북한산과 다른 줄기다.

 

오랜만에 수락산으로 갔다. 10년도 넘었으니 청학동 입구 계곡은 너무 변하였다. 계곡에 진을 친 음식가게는 진작 없어지고 계곡은 새로 만든 것과 다름이 없다. 표지판이 없었다면 산 올라가는 길을 몰라볼 정도이다. 맨 아래 옥류폭포엔 물막이 둑까지 생겨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산 올라가는 돌계단에 들어서니 예 오르던 산길이 눈에 익다. 내원암 칠성각 기(記)에는 '바위가 벽을 둘러치고 있으니 물이 굴러 떨어져 산 이름이 수락이요 …'라 하였다. 물은 폭포마다 바위를 겨우 적실 정도였다. 

 

수양대군이 난을 일으켜 정권을 잡자 매월당 김시습이 스무살 때 이곳 수락산 내원암으로 숨어들었다. 서울의 산들과 방향이 틀어졌으니 우선 들어왔다. 그러고서 죽을 때까지 38년을 산으로 절로 다니며 세상을 등졌다. 매월당은 바르지 않은 세상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매월당은 부여 만수산 무량사에서 죽었다. 수락산에서 북으로 보면 죽은 세조가 묻힌 광릉내가 있다. 

 

내원암에서 가느다란 물줄기가 흐르는 계곡을 따라 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더위에 오름은 만만치 않다. 주변에 꽃들은 닭의장풀, 물봉선 등 몇몇만 보일 정도다. 봄꽃은 봄이 되면 어김없이 피어나고, 여름이 되면 미련 없이 사라진다. 시절인연이라는 게 있어 사라져야 할 때 사라지지 않으면 고운 것도 없다. 암릉으로 걷는 바윗길에 군데군데 기암이 길을 막으면 그도 쉴 곳이 된다. 바위는 사암질(沙岩質)이라 풍화가 많고, 숲이 적은 편이라 밖으로 보는 시계는 좋다.   

 

수락산 정상인 주봉에서 철모바위, 코끼리바위를 거쳐 도솔봉에 올랐다. 가던 길 멈추어서 오던 길 뒤돌아본다. 걸어온 산길이 아름답고 뿌듯하다. 산길에 행복과 즐거움이 있다. 산은 행복을 발견하는 공간이다. 산밑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탁족을 하였다. 오늘 하루 수고하여 감사하고 건강하게 다닐 수 있어 감사하다.  

 

 

※ 교통편

(갈 때) 4호선 당고개역 1번 출구 건너에서  33-1, 10-5, 1-8 버스를 타고 마당바위 입구 하차

(올 때) 당고개역에서 4호선 이용

 

※ 길 안내

① 마당바위 입구에서 내리면 계곡을 따라 완쪽 길로 가면 내원암 가는 길임

② 도솔봉에서 도안사 방향은 나무계단이 끝나고 길은 희미하나 도안사 표시로 내려서면 서울둘레길과 만남

 

 

 

급류폭포

 

 

내원암 부근 바위

 

 

풍게나무

 

 

내원암

 

 

수락산 정상

 

 

수락산 정상

 

 

수락산 정상 / 철모바위 옆 독수리바위에서 보는 조망

 

 

철모바위에서 보는 하산길

 

 

코끼리바위

 

 

건너보는 북한산(왼쪽)과 도봉산(오른쪽)

 

 

바위 위 소나무

 

 

도솔봉(앞)과 불암산(뒤)

 

 

도솔봉에서 보는 수락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