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북한산과 서울의 산

북한산 계곡산행 5. 북한산계곡에서 구천계곡으로

향곡[鄕谷] 2023. 6. 20. 17:59

북한산 계곡산행 5

북한산계곡에서 구천계곡으로

 

북한산입구 - 북한산계곡 - 중흥사 - 행궁지 - 대동문 - 구천계곡 - 아카데미하우스

이동거리 7.3㎞. 이동시간 3:09. 휴식시간 1:06. 계 4:15  (2023.6.19. 맑음 21~34℃)

 

 

 

 

 

북한산계곡 아래에서 정상을 바라보는 일은 또 북한산을 찾아온 고마움을 느끼는 곳이다. 언제나 찾아온 산이며, 앞으로도 찾아갈 산이다. 기온이 하루 널뛰기로 갑자기 올랐지만 계곡에 들어서니 다르다. 산은 숲과 물이 있어 대체로 바깥보다 4~5도는 낮다. 계곡에는 화사한 꽃향기가 난다. 쥐똥나무 꽃향기가 짙다. 미루(美柳)나무와 은사시나무가 우뚝 서서 원효봉을 가리고 , 나뭇잎은 더 짙어졌다. 

 

요즈음 꽃이 드물 때이지만 미역줄나무, 산딸나무, 큰까치수염이 연둣빛이나 흰색 꽃을 피우고, 자주꿩의다리나 싸리나무는 연보랏빛 꽃잎을 내밀었다. 꿀벌들은 아까시나무, 밤나무, 싸리나무 순서로 꿀을 거둔다. 숲은 깊고 꽃이 드물어서 그런지 벌과 나비를 보기 어렵다. 산길에는 산딸기와 오디가 익고 있다. 열매 몇 알을 따서 입에 넣으니 꽃향기만큼 달콤하다. 계곡에는 버들치가 멀리서도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다가서니 반응이 민감하다. 물고기는 인간의 마음을 믿지 못하는 모양이다. 

 

구천계곡은 북한산 동쪽에서 가장 깊게 들어오는 계곡이다. 그래서 하늘이 높다는 구천(九天)을 썼을 것이다. 북한산에서도 이름난 폭포인데 떨어지는 물이 적다. 이곳은 인조의 셋째 아들인 인평대군의 별장인 송계별업(松溪別業) 터가 있었다. 지금은 바위 각자로만 남아 있다. 후에 사릉(정순왕후, 단종비)을 세울 때 이곳을 채석장으로 삼았다. 그 표시가 폭포 위쪽에 있다. 폭포 아래에는 일반인이 석재를 쓰지 못하게 새긴 부석금표(浮石禁標) 표석이 있다. 왕릉 채석지를 밝혀주는 최초의 사적지이다. 

 

집 아이들이 유치원 다닐 나이에 버스를 몇 번 타고 구천계곡으로 간 적이 있었다. 그때 물 구경은 못하고 숲모기에 뜯긴 기억만 있다. 계곡은 듬직한 폭포가 있어야 한폭의 역동적인 골짜기를 이룬다. 구천계곡은 구천폭포가 자리 잡아 계곡이 꽉 찬 느낌이다. 그러나 날이 가물어 물이 없다. 명산 속에 속세의 떼를 묻고자 하여도 망념(忘念)을 씻을 물이 없다.

 

 

※ 교통편

(갈 때)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34번, 704번을 타고 북한산성 입구 하차

(올 때) 아카데미하우스 앞에서 마을버스 강북01을 타고 수유역 하차

 

 

 

밤나무 꽃이 핀 북한산계곡 입구

 

 

은사시나무 뒤로 보이는 원효봉

 

 

중성문

 

 

행궁지 석축

 

 

딱총나무

 

 

버들치

 

 

산딸나무

 

 

대동문 가는 길

 

 

구천폭포

 

 

부석금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