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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북한산과 서울의 산

북한산 영봉 / 인수봉을 바로 앞에서 보는 감동의 풍경지

향곡[鄕谷] 2023. 2. 4. 12:57

북한산 영봉 (靈峰. 604m)

인수봉을 바로 앞에서 보는 감동의 풍경지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우이역 - 우이동계곡 - 용덕사 - 육모정고개 - 영봉 - 하루재 - 백운능선 - 우이동

이동거리 7.3㎞. 이동시간 4:36. 휴식시간 1:04. 계 5:40 (2023.2.3. 맑음. -3.9~3.4℃)

 

 

북한산 영봉 원점회귀 산행

 

 

 

입춘(立春) 추위는 꿔다가도 한다는데, 설 무렵 혹한이 매서워서 그랬는지 추위가 좀 무디어졌다. 우이동계곡에는 여전히 얼음이 남아 있고, 육모정고개에 이르니 산길은 눈길이다. 바위에 얼음은 햇살을 받아 조금씩 흘러내린다. 조망이 좋은 곳에 서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산비탈에는 소나무가 빗살로 줄을 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솔씨가 바람 따라 흩어져서 생긴 분포이거나, 물길을 따라 씨앗이 묻혔다가 생겨났을 수도 있겠다.

 

키 작은 나무 사이에서 새들이 분주하다.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작은 나무는 바람도 막아주고 새 보금자리도 만들 수 있는 보호막이다. 체온 조절이 어려운 계절에 새들이 살아남는 것은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는 깃털로 덮고 있으니 체온 유지하기도 좋다. 산길에서 바위종다리가 먹이를 찾고, 쇠딱따구리는 나무를 쪼고 있다. 새들은 길바닥에서 모이를 구하느라 서로 바쁜데, 딱따구리는 나무를 헤치며 먹이를 구하니 경쟁할 일이 없다. 

 

조망 좋은 바위능선에서 주변을 돌아본다. 도봉산, 오봉, 수락산 늘어선 바위 산이 아름답다. 오던 길을 뒤돌아보면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진행 방향으로 영봉 너머로 인수봉과 만경대가 나타나고, 좀 더 다가서면 백운대 한쪽이 삐죽 보인다. 그렇게 올라선 봉우리가 영봉이다. 인수봉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감동의 풍경지이다. 인수봉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더욱 뚜렷하다. 정수리가 시원하다. 하늘을 뜻하는 천(天)은 당초에는 정수리를 뜻했는데, 이후 인간의 정수리와 맞닿은 부분 즉 하늘이란 뜻이 되었다.

 

몇몇 바위꾼들이 부지런히 오르던 인수봉 암벽에서 사고로 죽었다. 인수봉을 바라볼 수 있는 영봉에는 사고로 영면한 사람들의 위령비가 있었다. 지금은 다른 곳으로 모두 옮겼다. 영원한 생도 없듯 영원한 고통도 없다. 누구는 인생을 사막이라 하고, 누구는 인생을 산에 비유하기도 한다. 사막에 들었든 산에 들었든 그 여정을 지나가야 한다. 뚜벅뚜벅 걸어가며 그곳이 길이든 마음이 되었든 씨앗을 심어야 한다. 그 나무는 나중에 커다란 나무가 되기도 한다. 하산길에 팥배나무가 빛바랜 열매를 매달고 있다. 새들이 입속에 열매 한 알을 물고 날다가 떨어뜨리면 때론 나무가 되는 것이다. 어느 시인은 그랬다. 나무는 새가 낳은 자식이라고. 잘 사는 것은 씨앗을 심는 일이다.

 

 

 

 

용덕사 마애불

 

 

굵은 줄기가 다 죽어도 가지를 내는 벚나무 / 용덕사에서

 

 

바로 앞이 영봉이고, 뒤로 인수봉, 왼쪽에 만경대가 보인다

 

 

암릉 오르기. 얼음이 남아 있다

 

 

바위종다리는 도망갈 생각을 않는다

 

 

오던 길 돌아서서 도봉산(우)과 오봉(좌)을 보고

 

 

뒤돌아 본 왼쪽에는 산행 제한 지역인 상장능선이 있고, 그 뒤에 오봉이 보인다

 

 

인수봉 뒤로 북한산 최고봉 백운대가 보인다. 완쪽에 짙은 색 봉우리는 만경대이다

 

 

바위 틈새에서 어렵게 자라는 소나무

 

 

인수봉은 언제보아도 장중하다

 

 

영봉에서 보는 인수봉

 

 

인수봉 왼쪽으로 능선이 이어지고, 멀리 능선 뒤로 문수봉도 보인다

 

 

영봉 하산길. 하마처럼 생긴 바위 뒤로 멀리 희미하게 롯데타워가 보인다

 

 

사람 모양 바위. 명상에 잠긴 듯하다

 

 

하루재에서 보는 인수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