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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북한산과 서울의 산

북한산 용출봉-용혈봉-증취봉 / 북한산 조망과 단풍이 아름다운 산길

향곡[鄕谷] 2022. 10. 25. 14:52

 

북한산 용출봉 - 용혈봉 - 증취봉

북한산 조망과 단풍이 아름다운 산길

 

백화사 입구(45) - 가사당암문(448) - 용출봉(571) - 용혈봉(581) - 증취봉(593) - 부왕동암문(521) - 중성문(290) - 대서문(163) - 북한산성 입구(50)

이동거리 8.4㎞. 이동시간 3:55. 휴식시간 1:40. 계 5:35 (2022.10.24. 맑음. 7.5~14.8℃)

 

 

 

 

 

북한산 의상능선은 북한산의 공룡능선이다. 설악산 공룡능선 보다 짧지만 모양새가 그러하다. 바위능선이 올망졸망 이어져서 그렇다. 그중 경사가 급한 의상봉을 지나쳐서 걷기로 했다. 부왕사 단풍은 덤이다. 날씨가 좋아 구파발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 사람이 많아 백화사에서 내리기도 어렵다. 백화사에서 의상능선이 있는 가사당암문까지는 해발 400m를 더 올라야 한다. 가사(袈裟)는 출가자들이 장삼 위에 걸치는 법의(法衣)이다. 가사당(袈裟堂)으로 쓰면 가사를 만드는 곳이요, 가사당(袈裟幢) 세계는 극락세계 위의 세계이다. 위치로 봐서는 후자일 것 같은데, 표지판에 한자는 전자이다. 부근에 국녕사가 있어 거기가 가사당의 위치가 될 것 같다. 가사당암문의 다른 이름은 국녕문이기도 하다. 

 

가사당암문에 거의 다 오르니 단풍이 붉다. 가사당암문이면 어느 정도 올라왔지만 이젠 의상능선 바윗길이 기다린다. 용출봉(龍出峰)은 용이 솟아오르는 듯 뾰족한 봉우리인데, 의상능선에서는 가장 뾰족하고 멋진 봉우리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북한산 백운대 부근 봉우리가 가을빛을 받아 아름답다. 용출봉 철계단을 내려가 용혈봉 가는 길에 바위에 자명해인대(紫明海印臺)라 적은 곳이 있다. 자명(紫明)은 산자수명(山紫水明)이고, 해인(海印)은 해인삼매(海印三昧)를 줄인 말로 아름다운 경치를 관조하여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곳이란 뜻이다. 말 그대로 용출봉을 지나 증취봉까지 그러한 분위기가 있는 곳이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행복하다. 용혈봉(龍穴峰)은 용이 사는 곳이란 곳이고, 증취봉(甑炊峰)은 시루에 불을 지핀 봉우리다. 산 이름이 나타내듯 모든 봉우리들이 늠름하고 요동치는 듯하다. 높이는 용출봉에서 증취봉까지 10m 씩 높아져 증취봉이 세 봉우리 중 제일 높지만 밋밋하다. 

 

증취봉에서 내려오면 부왕동암문이다. 부왕사에서 북한산계곡 만나는 곳까지 흐르는 계곡이 부왕동계곡이다. 북한산에 많이 다니면서 이곳에서 보는 초록이 너무 좋아서 단풍 구경도 한번 오겠다고 마음먹었던 곳이다. 추사 김정희도 이곳에 와서 부왕사(扶旺寺)란 시를 지었다. 그는 '산 구경은 부왕이 좋고, 단풍이 밝아 골짜기가 어둡지 않아 좋다'며, '신선세계를 떠나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이곳 단풍을 구경하러 일부러 올러오는 발걸음이 여럿 있었다. 울긋불긋 단풍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만큼 좋으면 됐다. 오늘 발걸음은 그리 힘들지 않았고, 북한산 원경을 여유 있게 실컷 조망하였고, 이렇게 다닐 수 있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가사당암문에서 보는 용출봉

 

 

북한산 정상 조망

 

 

용출봉 올라오는 길

 

 

용출봉에서 보는 용혈봉(거운데)과 증취봉(그 옆)

 

 

용출봉에서 내려오는 길

 

 

용출봉에서 용혈봉 가는 길

 

 

용혈봉 가는 길에서 보는 비봉능선과 응봉능선 조망

 

 

용출봉

 

 

용출봉(왼쪽)과 의상봉(오른쪽)

 

 

북한산 조망

 

 

증취봉 정상 바위

 

 

북한산성 옛성

 

 

부왕동암문

 

 

부왕사 부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