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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경기 인천 산

칠봉산 천보산 / 양주 회암사터로 이어 간 산줄기

향곡[鄕谷] 2024. 3. 5. 19:47

 

칠봉산 천보산 3

 

칠봉산(七蜂山. 506), 천보산(天寶山 423)

양주 회암사터로 이어 간 산줄기

 

경기도 동두천, 양주 

안골입구 - 아차도리 - 일련사 - 발리봉(독수리봉) - 매봉 - 깃대봉 - 투구봉 - 칠봉산(돌봉) - 장림고개 - 천보산 - 회암사지 - 회암사 입구 

이동거리 10.5㎞. 이동시간 4:35. 휴식시간 1:04. 계 5:39 (2024.3.4. 맑음. 3~10℃)

 

 

 

 

 

칠봉산 천보산 산길을 가본 지 10년이 다 되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산 입구로 가는 도로가 많이도 변하였다.  산은 예와 같은데, 가는 길은 짐작도 못하겠다. 전에 출발하였던 안골입구를 찾았다. 산 안쪽에 있어서 안골인데 하도 변하여 이젠 그 이름이 어색하다. 아차노리를 거쳐 일련사 방향에서 오르기로 하였다. '아차노리'는 '작은 산이 있는 너른 마을'일 것 같다. 다른 지명의 유래를 연결하여 그렇게 짐작하였다.  

 

이곳 산은 동두천과 양주의 경계에 있다. 일련사 입구에 들어서니 '동두천 6 산 종주 시작점'이란 팻말이 있다. 부근에 높은 산들에 비해 찾는 이들이 적어 호젓하다. 첫 봉우리는 안내도에는 독수리봉이라 나와 있고 현장엔 발리봉이라 적었다. 임금이 사냥을 처음 떠난 곳이란 유래가 쓰여 있다. 그러면 한자는 발리(發離) 일 것이다. 사냥을 떠난 임금은 세조이다. 그래서 한때 산이름이 '임금이 오른 산'이란 뜻인 어등산(御登山)이었다. 봉우리마다 임금이 한 말과 사냥 행차와 관련 있는 이름을 붙였다. 매를 날린 매봉, 수렵 깃대를 꽂은 깃대봉, 임금이 돌이 많다고 말하였다고 돌봉이다. 임금의 잦은 행차로 민초의 고초가 컸을 것이다. 

 

칠봉산을 지나 장림고개를 넘어 천보산으로 들었다. 회암사는 고려시대에 3천 승려가 머물렀다는 우리나라 최대 사찰이었는데, 산 위에서 보아도 그 터가 웅장하다. 이곳에는 지공, 나옹, 무학, 보우 등 머물렀던 고승들이 많았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하늘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를 읊은 나옹은 백성의 인기가 높아지자 왕이 시기하여 쫓기듯 떠났다. 공이 이루어지면 몸이 물러가야 하였던가. 나옹은 먼 길을 떠나다가 신륵사에서 생을 다하였다. 조선 명종 때 문정왕후가 죽자 보우를 유배 보내고 절에 불을 질러 폐사가 되었다. 그렇게 수백 년 동안 비어 있는 절터이다.

 

산은 날개를 편 듯하고 부드럽다. 산 다니기는 좋은 산이다.  오늘 산행은 늘 그렇듯 천천히 걸었다. 정상 부근 눈이 덜 녹아 질퍽한 이유도 있었지만 체력이 떨어지기는 했다. 삶도 산 넘어 또 산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 앞에 산이 있으면 마다할 수 없듯 삶도 그렇다. 급할 것은 없다. 유유자적 걷는 것이다. 

  

 

※ 산행 안내

1) 1호선 덕정역 건너에서 53-5번 시내버스를 타고 아차노리 버스정류장 하차

2) 아차노리정류장 남쪽(양주 방향) 450m 일련사 입구에서 산행 시작. 일련사에서는 절 왼쪽에 길이 있음

3) 천보산에서 바로 내려오거나 그 다음 길인 약수샘에서 내려오면 회암사를 거쳐서 내려옴

4) 회암사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50여 m 가면 나가는 버스정류장(회암사입구)이 있음 

 

 

 

 

 

일련사코스 산행 입구

 

 

독수리봉(발리봉)

 

매봉

 

 

깃대봉

 

 

석봉

 

 

625 전사자 발굴터

 

 

투구봉

 

 

칠봉산 정상(돌봉. 506m)

 

 

 

 

 

 

천보산

 

 

회암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