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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자연의 말

춘부장(椿府丈)과 훤당(萱堂) / 참죽나무와 원추리에서 유래

향곡[鄕谷] 2026. 4. 13. 12:26

 

말속에 자연 70

 

춘부장(椿府丈)과 훤당(萱堂) 

남의 부모를 높이는 말, 참죽나무와 원추리에서 유래

 

 

 

예전에 동네 어른을 찾아뵈면 "춘부장은 강년 하신가?"라고 하시던 말씀을 들었다. 요즈음은 잘 안 쓰지만 춘부장(椿府丈)은 상대방의 아버지를 높여 부를 때 쓰던 말이다. 춘부장(春府丈)으로도 쓴다. 춘(椿)은 상상 속의 나무라 하기도 하고, 참죽나무라 하기도 한다.『장자(莊子)』에 보면 ;예전에 큰 참죽나무(大椿)가 있어 8천 년을 봄으로 8천 년을 가을로 지낸다'라고 했다. 대춘(大椿)이 상상 속의 나무다. 오래 산다는 것을 과장했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참죽나무는 그렇게 오래 사는 나무는 아니다. 춘부장에서  춘(椿)은 오래 살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부(府)는 큰 집이고. 장(丈)은 손에 막대기를 든 모습으로 어른이란 뜻이니, 부장(府丈)이란 집안의 큰 어른이란 뜻이다. 참죽나무는 아버지의 나무라 할 수 있다.

 

참죽나무는 멀구슬나무과로 줄기 끝에 가지가 나고 잎이 달리지만 줄기 중간이나 아랫부분에는 가지가 적어 좀 밋밋하다. 작은 잎 아랫부분에 발달한 톱니가 없고 사마귀가 없어 가죽나무와 구별할 수 있다. 경상도와 전라도에서는 참죽나무는 가죽나무, 가죽나무는 개가죽나무라 부른다. 어린 순을 무치거나. 하루쯤 그늘에 말렸다가 소금이나 간장에 절여 장아찌를 담근다. 생으로나 데쳐서 쌈으로도 싸서 먹는다. 친구 집에도 큰 참죽나무가 있고, 장에 갔다가 참죽나무 순을 파는 것을 몇 번 보았다. 

 

자신의 어머니는 모친(母親)이나 자친(慈親)이라 부르고, 남의 어머니는 높임의 뜻으로 당(堂) 자를 붙여 자당(慈堂)이나 훤당(萱堂)으로 불렀다. 자(慈)는 사랑이란 뜻이고, 따뜻한 마음은 어머니의 마음이다. 훤당의 훤(萱)은 원추리이다. 예전에 어떤 효자가 별당을 지어 어머니를 모셨는데, 마당에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원추리를 가득 심은 데서 유래하였다. 훤당은 나이 드신 어머니에게 쓰는 말이고 효자에게 쓰는 말이다. 자신이 이 말을 쓰면 효자라고 뽐내는 말이 된다.『詩經』에도 "뒤뜰에 훤초를 심어볼 텐데"하는 말이 나오는데, 그것이 유래라고도 한다. 별당은 뒤쪽이라 그곳을 북당이라 하니 북당화(北堂花)라고도 한다. 근심을 잊게 할 만큼 꽃이 아름다워 망우초(忘憂草)이기도 하다.

 

원추리는 백합과 망우초속의 여러해살이풀로 6~8월에 백합과 비슷한 모양의 주홍빛과 노랑꽃을 피운다. 산과 들에서도 드물게 구경할 수 있다. 넘나물이라고 하여 싹을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무치기도 한다. 무친 나물을 비빔밥에 넣어 먹어도 별미다. 꽃은 익혀서 잡채에 넣어서도 먹는다. 뿌리와 줄기에는 독이 있다. 그래서 장기간 먹으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이 독을 적당히 섭취한 상태를 망우(忘憂)의 정체라고도 한다. 원추리를 지니고 있으면 사내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득남초라는 별명도 있다. 또한 이 꽃이 부인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여성과 연관이 있다. 원추리는 어머니의 꽃이다. 늙으신 어머니가 계신 뜰에 원추리를 심는 것은 모든 걱정 근심 다 잊으시고 노후를 편히 지내시라는 뜻이 담겨 있다. 원추리를 심는 마음으로 부모님을 모시라는 것이다.  

 

 

 

 

참죽나무 / 안동 묵계 (2025.8.4)

 

 

 

참둑나무 잎

 

 

 

참죽나무 / 안동 가일 (2009.6.13)

 

 

 

참죽나무 열매 / 서울둘레길 (2019.4.14. 서울 관악구)

 

 

 

원추리 / 다산길 (2017.7.24. 경기도 남양주)

 

 

 

원추리 / 신선봉 (2014.7.1. 경기도 양평)

 

 

 

원추리 / 흑산도 칠락산 (2020.6.9. 전남 신안)

 

 

 

왕원추리 / 곰배령 (2024.7.26. 강원도 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