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작물 15

고구마꽃 / 열매는 맺지 못해도 세상 구경 나온 귀한 꽃

고구마꽃 열매는 맺지 못해도 세상 구경 나온 귀한 꽃 '고구마'라는 말에 벌써 군침이 돈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고구마 한 입에 김치 한 절음이 있으면 괜찮은 궁합이다. 고구마 한 개면 뱃속이 든든하다. 밭으로 들어가 낫으로 고구마 줄기를 걷고 호미로 캐면, 손에 달려 올라오는 고구마 덩어리가 고기를 낚듯 주렁주렁 올라온다. 팔뚝만 한덩이를 볼라치면 얼굴엔 함박웃음이 절로 난다. 고구마를 가마니에서 키우면 가마니가 터질 듯이 커져 요술을 부리듯 자라난다. 고구마는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로 1492년 콜럼버스에 의해 유럽에 전해졌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영조 39년(1763년) 일본에 사신으로 다녀오던 조엄이 대마도에서 종자를 들여왔다고 하였다. 고구마와 감자는 백성의 배를 불리는데 일조하였다. 감자는 ..

가지 / 보라 꽃잎, 보라 열매

가지 보라 꽃잎, 보라 열매 과명 : 가지과 한해살이풀 다른 이름 : 가제, 까지, 가자 개화 : 6~9월 가지는 인도가 원산지라는데, 중국의 책에는 신라에서 재배되었다고 하고 있고, 고려시대 대문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시에 가지가 나오는 것을 보면, 고려 시대 이전부터 기른 것이 확실하다. 어릴 때 우리 집 텃밭에 가지를 심었다. 어른들은 아랫 잎을 뚝뚝 따서 바닥에 널었다. 그래야 키가 잘 자란다고 했다. 가지는 사람으로 치면 힘줄 같은 보라색 줄이 잎에 있고, 꽃은 벌이 좋아하는 노란색과 나비가 좋아하는 보라색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 양수겸장인 셈인데, 색 대비가 기막히게 뛰어나다. 가지는 텃밭에 늘 있는 것이라 밥상에 자주 올랐다. 가지를 삶아 참기름과 마늘로 버무린 양념을 해 놓으면 밥맛이 ..

옥수수 / 옥이 알알이 박힌 수수

옥수수 옥이 알알이 박힌 수수 옥수수는 수수에서 시작된 이름인데 유래가 재미있다. 수수는 기장이라 하며, 한자로는 고량(高粱)이고, 수수로 만든 고량주는 정말 독하다. 옥수수는 한자로 옥촉서(玉蜀黍)라 쓴다. 촉나라에서 온 기장으로 옥 같은 열매가 달린 기장이라 옥수수이다. 16세기에 중국을 통해서 우리나라로 들어올 때, 촉서가 중국 발음으로 하면 '슈슈'이고 거기에 옥(玉)을 앞에 붙여 옥수수가 되었다. 옥이 알알이 들어와 박힌 곡식이라니 사뭇 문학적인 이름이다. 옥수수 수분(꽃가루받이) 과정도 신기하다. 옥수수 꼭대기 쪽에 삐죽 솟은 꽃이 수꽃이고, 겨드랑이에 핀 수술이 암꽃인데 자가수분을 막기 위해 수꽃이 피고 나서, 이틀 정도 뒤에 암꽃이 핀다고 한다. 수분 후 열매가 맺혀 옥수수가 익기 시작하고..

감자꽃 / 하얀 꽃 핀건 하얀 감자

감자꽃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과명 : 가지과 개화 : 5~6월 6월 중순 안동 가송리 예던길 가는 길에서 감자꽃을 보았다. 잎 겨드랑이에 핀 꽃이 복스럽다. 다섯 개 꽃잎이 피어난 모습이 가지 꽃을 닮았는데 소속도 가지과이다. 꽃이 진 뒤 가는 줄기가 비대하여서 만들어진 덩이줄기가 감자가 된다. 더위가 막 시작될 때 농부들은 감자를 수확하려 땀을 또 흘려야 한다. 안데스산맥에서 처음 재배되었던 감자가 아일랜드로 들어가 배고픔을 없애고 아일랜드의 부를 일구었는데, 단일 우량 품종 감자만 고집하다가 감자에 큰 병이 들어 멸종이 될 정도가 되었고, 수확량은 급격히 줄고 아일랜드 사람들 수백만이 죽었으며 살림살이는 다시 피폐해졌다. 그 뒤로 요행히 한쪽에서 가꾸던 다른 감자 품종을 찾아내어 심게 되고, 아..

도라지꽃 / 영원한 사랑

도라지꽃 영원한 사랑 과목 : 도라지과 개화 7~8월, 결실 10월 분포 : 전국 용도 : 식용,관상용,약용 꽃말 : 영원한 사랑 도라지는 훌륭한 음식이요, 약이다. 고추장에 버무린 도라지는 식탁에서 환영받는 훌륭한 반찬이요. 주성분이 사포닌이어서 거담제로 잘 알려진 약용식물이기도 하다. 도라지는 구황식물이었기에 척박한 삶을 채워주는 희망의 식물이요, 집 주변에서 늘 보아 정이 듬뿍 묻어나는 꽃이다. 민요 '도라지 타령'은 우리가 초등학교 다닐 때 배워서 귀에 익은 노래로 언제든지 흥얼거리며 부를 수 있는 노래이다.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한 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가 반실만 되누나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어여라난다 지화자 좋다 네가 내 간장을 스리 살살 다 녹인다. 네가 내 간장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