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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작물

옥수수 / 옥이 알알이 박힌 수수

향곡[鄕谷] 2011. 7. 20. 23:26

 

 

옥수수

옥이 알알이 박힌 수수

 

 

 

옥수수는 수수에서 시작된 이름인데 유래가 재미있다. 수수는 기장이라 하며, 한자로는 고량(高粱)이고, 수수로 만든 고량주는 정말 독하다. 옥수수는 한자로 옥촉서(玉蜀黍)라 쓴다. 촉나라에서 온 기장으로 옥 같은 열매가 달린 기장이라 옥수수이다. 16세기에 중국을 통해서 우리나라로 들어올 때, 촉서가 중국 발음으로 하면 '슈슈'이고 거기에 (玉)을 앞에 붙여 옥수수가 되었다. 옥이 알알이 들어와 박힌 곡식이라니 사뭇 문학적인 이름이다.

 

옥수수 수분(꽃가루받이) 과정도 신기하다. 옥수수 꼭대기 쪽에 삐죽 솟은 꽃이 수꽃이고, 겨드랑이에 핀 수술이 암꽃인데 자가수분을 막기 위해 수꽃이 피고 나서, 이틀 정도 뒤에 암꽃이 핀다고 한다. 수분 후 열매가 맺혀 옥수수가 익기 시작하고, 옥수수를 수확하면 그 암꽃 수술이 알맹이마다 한 가닥씩 들어와 다. 자연의 신비가 히얀하다. 

 

옥수수는 알찬 열매를 말려 갈무리하였다가, 뿌리기만 하면 거두는데 그리 힘이 들지 않는다. 장마에 쓰러져 넘어져도 중간에 뿌리가 생기는 끈질긴 생명력도 있다. 옥수수에는 내 어린 시절 추억이 알알이 다. 뒷밭에 옥수수를 한 밭 심어 여름이면 대바구니에 담아 사람들과 나눠 먹었고, 옥수수를 하모니카 불듯이 곡조를 흥얼거리며 즉석 악기로 쓰기도 하였다.  " 옥수수 나무 열매에 / 하모니커가 들어 있다 / 니나니 나니나 니나니나 / 니나니 나니나 니나니나 " 라고 부르던 그런 동요도 있었다.  어제 옥수수 선물을 받고 지난 일을 생각하였다.

 

(2011.7.20)

 

 

 

 

 

 

 

 

    옥수수 /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한강습지 부근 마을. 2010.7.24)

  

 

 

수수 /  경기도 파주시 장산리 (DMZ 트래킹 코스. 201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