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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전국 걷기 좋은 길

오대산 적멸보궁 가는 길

향곡[鄕谷] 2011. 4. 18. 08:57

 

오대산 적멸보궁 가는 길

 

상원사 주차장-사자암-적멸보궁-사자암-상원사-월정사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2011.4.17. 맑음)

 

 

월정계곡 안까지 봄바람이 불어와도 아직 꽃 자취는 보이지 않는다. 주먹만 한 두께로 언 얼음들이 계곡에 덩그러니 남아 있다. 그만큼 오대산 계곡은 깊다. 부도밭을 낀 전나무 숲길은 아침 안개가 자욱하고, 달빛 비추는 밤이면 더 청량하다. 산불경계기간이라 비로봉 오르는 산길을 막아 놓아 숲이 조용하다.

 

30여 년 전 선배를 따라 30여 리 밤길을 걸어 사자암에서 잠을 자고 적멸보궁에서 새벽 기도를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절만 꾸벅하지만 그때도 그랬다. 새벽 별 보고 올라갔다가 아침에 문 밖으로 나와 풀잎 끝 이슬방울에 비친 영롱한 햇볕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고즈넉한 자취는 느낄 수 없다지만 다섯 봉우리가 편편한 누대를 이룬 중앙에 자리 잡은 적멸보궁 자리는 지금도 신기하다.  

 

아직 꽃이 없어 산골이 조용하다. 이른 봄에나 나오는 바람꽃얼레지가 겨우 얼굴을 내밀었다. 세상에 귀한 나무들은 다 모셔 놓은 것 같다. 난티나무, 시닥나무, 층층나무, 귀룽나무, 개회나무, 까치박달나무, 복장나무, 고로쇠나무, 전나무 등. 나무 이름은 누가 다 붙이고 누가 그 이름을 다 불러줄까.

 

내려오면서 상원사에 들렀다. 세조를 자객으로부터 구했다는 고양이상이 있는 문수전에서 세조가 만난 문수보살상을 만났다. 마당 뒤뜰에 선하게 다듬은 동자상을 한참 감탄하며 보았다. 월정사 내려오는 비포장도로는 조심스레 가더라도 먼지가 날려서 그냥 가기는 너무 미안하다. 6.25 전쟁 후 중창한 월정사는 본래 느낌을 많이 잃어버렸다고 하여도 여전히 당당하다.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 - 월정사 매표소 - 월정사 - 상원사 주차장 

걷는 거리 : 상원사주차장 - 0.5㎞ - 상원사 - 1.5㎞ - 적멸보궁 (산불경계기간 중 적멸보궁에서 비로봉 1.5㎞는 입산 금지)

시외버스 : 동서울터미널에서 진부 06:32 ~ 20:05 ( 40분 간격. 소요시간 2시간 15분 ) 진부시외버스터미널(033-335-6963)에서 상원사, 월정사 06:30 ~19:40 (1시간 간격) 6:30(월정사) 7:40(월정사) 8:30(상원사) 9:40(상원사) 10:20(월정사) 11:50(상원사) 12:50(상원사) 14:20(월정사) 15:30(상원사) 16:40(상원사) 18:30(월정사) 19:40(월정사) 

 

 

 

관대걸이 : 세조가 상원사에 참배하러 왔다가 목욕을 할 때 여기에 의관을 걸었다 한다

 

  

 

오래된 숲 : 큰 나무와 죽은 나무는 숲을 살찌우는 재산이다

 

 

 

이른 봄에 피는 '꿩의바람꽃'

 

  

 

방한암스님이 꽂아 놓은 지팡이인 단풍나무 고목 / 사자암

 

  

 

겨울을 난 다람쥐는 이 이른 봄에 무엇을 먹을꼬

 

 

 

적멸보궁 : 진신사리를 모신 증표인 작은 탑모양 비석이 있다

 

  

 

연등이 햇볕을 받아 잔디에 연등 그림자가 가득하다

 

  

 

얼레지 / 그대가 적멸보궁에 어찌 오셨는가?

 

  

 

오대산엔 죽은 나무도 위엄이 있다

 

 

 

자객으로부터 세조를 지킨 고양이를 위해 만든 석상

 

  

 

상원사 앞마당을 채운 연등

 

  

 

월정사 적광전 앞 팔각구층석탑 / 국보 제48호

 

  

 

탑을 지키는 석조보살좌상 / 예전에 마모가 심했는데 새로 세운 듯

 

  

 

월정사 뒤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