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사 호두나무
우리나라에 처음 심은 호두나무
천연기념물 제398호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광덕리

충남 천안 광덕리 광덕사에 우리나라에서 처음 심은 호두나무가 있다. 호두는 2천 년 전 한나라 장건이 페르시아(지금의 이란)에서 가져왔는데, 고려 때 유청신이 원나라를 오갈 때 (충렬왕 16년. 1290년) 호두 열매와 호두 묘목을 가지고 들어왔다. 나무 이름은 오랑캐 나라에서 들여왔다는 뜻에서 호(胡), 열매가 복숭아처럼 열린다고 도(桃)를 붙여 호도나무라 하였다. 지금은 표준어 규정 개정에 따라 호두나무라 부른다.
그는 씨앗을 고향집인 천안 광덕면 매당리에 심고, 묘목은 가까운 절집 광덕사에 심었다. 광덕사 절집 마당에 들어서기 전에 그 호두나무가 서 있다. 나무는 키가 18m, 뿌리 둘레는 4.5m, 줄기는 둘로 뻗었는데 2.8m, 2.6m이다. 조금 오래되어 건강이 좋은 편은 아니다. 입구에는 호두나무가 여러 그루 있고, 절 들어서기 전에는 광덕 호두를 알리는 설명문이 있다. 1934년에 개발한 호두과자는 천안 명물이 되었다.
유청신의 원래 이름은 비(庇)였는데 몽골어에 능통하고 원나라 사신으로 오갔다. 정승 반열에 올라 고려를 원나라에 복속시키려는 반역을 하여 원나라 황제로부터 충실한 신하라는 뜻인 이름 청신(淸臣)을 받았다. 그는 고려의 국호를 없애고 정동성(征東省)이라는 성으로 개편하려 했다. 그러나 이제현을 비롯한 선비들이 일어나 그의 모의를 막았다. 그는 고려에 들어오면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이국 땅에서 치욕적인 삶을 마감했다.
호두나무를 추자나무라고 불렀는데, 한글사전을 찾아보면 추자(楸子)는 가래 또는 가래나무를 말하고, 방언으로 호두나무를 말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가래나무나 호두나무는 모두 가래나무과이다. 가래나무 잎은 작은 잎으로 홀수겹잎인데 7~17장으로 많고 끝이 뾰족하고 위로 갈수록 작아진다. 호두나무는 역시 작은 잎으로 홀수겹잎인데 5~7장으로 둥근 편이고 위로 갈수록 커진다. 열매는 가래나무가 달걀형 둥근 꼴인데 털이 있으며, 여러 개 달린다. 호두나무 열매는 둥근 꼴이고 털이 없으며 2개씩 달린다.
호두나무는 햇볕이 풍부하고 양분이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중부이남 낮은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꽃은 늦게 핀다. 호두나무는 타감작용이 강하여 다른 식물이 그 밑에서 살기 어렵다. 잎을 비비면 냄새가 나는데 비비지 않더라도 잎이 뿜는 냄새가 있어 모기와 파리를 쫓는다. 살충효과가 있어 해충이나 기생충을 막는 약을 만든다. 호두나무 목재는 무겁고 단단하며 광택이 고루 나서 가구용으로 가치가 높다.
우리는 호두를 정월대보름 부럼이나 건강식 견과류로 즐겨 찾는다. 호두에는 지방, 단백질, 칼슘, 포도당, 비타민이 풍부해 노화방지, 강장제로 효과가 높다. 호두가 사람의 뇌를 닮아 기억력 증진과 건망증과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도 한다. 호두껍질은 옷에 물이 잘 배는데 실제로 그것으로 옷을 물들이고, 머리카락에 물들이면 자연스러운 윤기에 갈색톤을 낸다. 화장품업체에서도 얼굴빛을 구릿빛으로 만들어주는 태닝제품에 호두껍질 추출물을 사용한다. 호두나무를 전한 사람은 치욕의 삶을 살았지만, 호두나무가 가진 영향력은 호두의 타감작용만큼이나 강력하다.
호두나무는 15년 정도 지나면 열매를 맺는데, 30~60년 사이 나무가 열매가 가장 많이 열린다고 한다. 수명은 120~150년 정도 된다. 어릴 때 우리 집에도 호두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호두나무는 열매 생산량이 좋으면 50kg를 딸 수 있다는데, 우리 집 나무는 반 가마 정도 땄으니 생산량이 좋은 편이다. 호두나무를 딸 때면 동네 아이들은 담장 바깥에서 떨어지는 열매를 기다린다. 음식을 할 때나 과일 추수를 할 때 기다리는 아이들 몫은 있었다. 절집 호두나무를 보고 나니 호두나무에 세월이 담긴 질곡의 자취와 삶의 과정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호두나무에 대한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자연의 향기 > 그곳 동식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포천 직두리 부부송 / 두 나무가 한 나무처럼 (0) | 2026.02.28 |
|---|---|
| 묵계서원과 보백당종택에 있는 나무 (0) | 2025.08.09 |
| 영월 하송리 은행나무 /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신이 심은 나무 (0) | 2025.05.28 |
| 광덕계곡 들꽃 탐방 / 경기 강원 접경 들꽃 산행지 (1) | 2025.04.28 |
| 이른 봄 찾아간 세정사계곡 (0) | 2025.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