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걷는다 Ⅱ-2. 가래여울~잠실선착장
봄이 온 강변길
가래여울마을 - 강동대교 - 고덕수변생태공원 - 암사생태공원 - 광나루 한강공원 - 성내천 합수부 - 잠실선착장
이동거리 12.4㎞. 이동시간 3:17. 휴식 1:23. 계 4:40 (2026.4.24. 맑음. 9.5~26.9℃)

마을버스를 타고 가래여울마을에 내렸다. 어느 식당 상호에 추탄(楸灘)이라 적었다. 그것이 '가래여울'을 뜻하는 한자이다. 서울 강동구 하일동 한강여울가에 있는 이 마을에 가래나무가 많이 있어 유래한 이름이다. 한강변으로 들어서면 느티나무 가로수가 이어진다. 이 땅에서 큰 나무로 자라는 몇 안 되는 수종이다. 느티나무는 재질이 치밀하여 건축재로는 상급의 나무이다. 고려시대까지 느티나무를 워낙 많이 써서 조선시대에 건축재로 쓰자니 귀한 나무가 되었다. 튼튼한 줄기, 고루 퍼진 가지, 단정한 잎, 더위와 추위에 강하고, 너른 품을 가지고 있어 정자나무로 삼았다. 소금기에 약해 바닷가에서는 보기 드물고, 공해에 약해서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데, 여기서 싱그럽고 긴 가로수 숲길로 만났다.
느티나무 가로수를 지나면 한강까지 넓은 수풀로 덮였다. 중간중간 꽃망울이 맺힌 찔레꽃이 많다. 한 줄기 꺾어서 맛을 보니 달곰하다. 중간중간에 팥배나무, 층층나무, 오동나무, 등나무 꽃향이 불어오니 머리가 맑다. 정극인의 상춘곡(賞春曲) 글귀가 생각났다. '화풍(和風)이 건듯 불어 녹수(綠水)를 건너오니, 청향(淸香)은 잔에 지고, 낙홍(落紅)은 옷에 진다'. 상춘(賞春)은 '봄을 기념한다'는 뜻이니, 봄이 온 강변을 걷는 것이야 말로 상춘에 걸맞은 일이다.
암사동(岩寺洞)의 유래가 된 바위절터 표지석을 지나면 암사생태공원이다. 버드나무가 물가에서 꽃을 수북 달고서 솜털을 조금씩 날리기 시작한다. 4월 말까지가 한창인 버드나무 솜털은 한때 꽃가루라고 오해를 받던 씨앗솜털이다. 버드나무는 모양도 아름답지만 실제 아름다운 것은 강인한 생명력이다. 알레르기 유발로 치면 참나무류가 가장 심하다고 한다. 온난화로 꽃가루는 일찍 생기고, 여러 꽃이 한꺼번에 피어 꽃가루를 동시에 뿜어낸다. 암사나들목을 지나 미루나무 안쪽으로 고라니가 네댓 마리 다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는 토착종인데 천적이 없어 숫자가 워낙 많이 늘었다.
광진교 부근은 광주(廣州)로 오가는 광나루가 있던 곳으로 이곳부터 아래로 흐르는 한강을 예전에는 경강(京江)이라 불렀다. 광진교와 천호대교를 지나면 참느릅나무가 많다. 삼국사기에 보면 평강공주가 온달을 찾아갔더니 온달은 배가 고프다고 느릅나무껍질을 벗기러 가서 집에 없었다. 느릅나무는 봄에 꽃이 피는데 참느릅나무는 가을에 꽃이 핀다. 참느릅나무는 원래 잎이 작은 데다 이제야 잎을 내고 있다. 이팝나무도 꽃이 하얗게 피었다. 이팝나무는 농사의 풍흉을 알아보던 지표목이었고, 이팝나무가 꽃피던 시기에 모내기를 하였다. 꽃이 농사시계였다.
잠실은 예전에 하중도(河中島)로 강줄기가 둘로 나눠서 흘러갔다. 그중 작은 줄기가 뚝섬 쪽으로 흘러가는데 새내라 부르다가 신천(新川)으로 바꾸었다. 그러다가 잠실을 개발하면서 송파 쪽 강을 메우고, 신천을 넓혔다. 잠실대교 아래 강변에는 뽕나무를 새로 심었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에 소화를 잘 시키는 성분이 있어 방귀가 잘 나와 뽕나무란 이름이 붙었다. 예전 우리 조상들에겐 생계의 나무였다. 잠실은 뽕나무밭이 변한 그야말로 대표적인 상전벽해의 땅이다. 사람이 이룬 세상의 변화가 너무 크다.
※ 교통편
(갈 때) 상일역 1번 출구 뒷편에서 강동 02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인 가래여울마을 하차
(올 때) 잠실새내 나들목에서 직진하여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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