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산타령 (山 打 令)
김장호
산에서 내다보면 허망하구나
골고루 가을은 진무러져 녹슬었는데
하늘 아래 뫼인 것을 누가 모르랴.
머리 위에 하늬바람
소지(燒紙) 날리듯 눈발을 불러오듯
솔개 따라 가랑잎도 中天을 나는데,
물은 흘러내려서 썩고
바람은 도시의 상공을 뚫어내지 못한다.
언제부턴가 사람 새에 끼어서만
살 수 밖에 없도록
사람 사는 법도가 굳어진 것은.
인간을 떠나 높이를 겨냥하면
죽어서 되살아나는 크낙한 품속
이리도 황홀한 안도감인데,
하릴없다 허위단심 되내려가는
하룻길 산행(山行)또한
허망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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