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김장호
모래밭을 나갔던 개미가
발바닥을 데어 절름거리며
풀그늘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동해를 빠져 오대산에 올랐더니,
대궁이를 건들건들 저만치서
노란 원추리가 웃고 있었다.
쓰러진 朱木나무 가랑이 사이로
저승 나비가 쌍쌍이 나명들명
손을 비비고 있었다.
다섯 송아리 봉실봉실
둘러다 보면 虎嶺, 毘盧, 象王, 頭老, 東臺가
이승 설움 보듬어 올려 연꽃으로 뜨는데,
하마 저녁공양인가
발아래 상원사(上院寺) 종소리가
깃으로 돌아가는 새떼 날갯짓에
풀무질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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