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 이야기/섬으로 간다 121

교동도 3. 화개산과 유배지

교동도 3 화개산과 유배지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2014.3.27. 맑은 후 흐림) 강화도는 원래 김포 땅에서 이어진 내륙이었는데, 한반도 서쪽이 조륙 운동을 하며 바다에 가라앉아 분리되어 섬이 되었다. 교동도도 세 개의 섬이었으나 둑을 메워 하나의 섬으로 만들었다. 교동도는 예전에는 이름 높은 고을이었다. 고려의 목은 이색이 교동도 화개산 아래에 살았던 적이 있어 교동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목은의 시 '교동에서'를 보면 '산 밑에 집집마다 막걸리를 거르고' 라는 구절이 있다. 아름답고 고즈넉한 고을이었다. 화개산에 올랐다. 산 아래 강 같은 바다 너머 북한 황해도 연백 땅이 보인다. 이곳 사람들 말씨는 강화 말 보다 연백 말이 더 익다는 말이 있다. 산 아래 마을 어른들이 산에 올라왔다. 난리 전..

교동도 2. 교동 향교

교동도 2 교동 향교 지방 유형문화재 제28호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읍내리 (2014.3.27. 맑은 후 흐림) 월선포 선착장에서 왼쪽에 있는 산 쪽으로 들면 바닷길로 먼저 시작하고, 도로 쪽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돌아 개화산으로 먼저 가는 길이 된다. 오른쪽으로 길을 잡았다. 갯버들이 움을 틔우고 농부는 논일을 하느라 길이 논흙으로 덕지덕지 덮였다. 산자락 아래는 탄흔으로 패인 묘비가 하나 서 있다. 산소의 주인은 가선대부 벼슬을 지낸 분이다. 산소는 보살피는 이가 없는지 중간이 허물어졌다. 조선 말에 가선대부는 양산한 벼슬이었다지만 그래도 벼슬인데 후손이 끊어졌는 모양이다. 산길을 돌아나오면 교동 향교이다. 서원이 학문 연구와 특정 성현의 제향을 위해 설립한 사설 교육기관이라면, 유학 성현을 모시어..

교동도 1. 교동도 가는 길

교동도 1 교동도 가는 길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2014.3.27. 맑은 후 흐림) 교동도는 강화도 서쪽에 있는 섬이다. 동서가 10㎞ 남북이 6㎞, 해안을 한 바퀴 돌면 36㎞인 우리나라에서 열네 번째 큰 섬이다. 교동도 북쪽 해안은 휴전선의 남방한계선이다. 그래서 화개산에 올라서면 황해도 연백 땅이 눈앞에 보인다. 강화도 창후리와 교동도를 잇는 다리가 2014년 상반기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앞으로는 교동도를 배로 건너는 기회는 없을 것 같다. 교동도 앞바다는 간만의 차가 커서 물 때에 따라 낮 시간 동안 배가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옛이야기로 해야 할 것 같다. 교동면의 삼국시대 땅이름은 고목근(高木根)인데, 불휘(根:뿌리)가 뾰족하다는 의미를 가진 '부리'와 상통한 의미로 쓰였..

무의도 / 바다를 굽어보는 섬산행

무의도 호룡곡산(244m)-국사봉 바다를 굽어보는 섬산행 인천광역시 중구 (2012.10.20. 맑음. 15.8~21.0℃) 샘꾸미-호룡곡산-구름다리-국사봉-큰 무리마을-큰 무리선착장 (3시간 반) 요즈음 어느 곳이나 관광지로 이름났다면 찾아드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무의도를 찾는 사람도 워낙 많아서 섬 들어오는 입구 잠진도 먼발치부터 내려서 걸어 들어가야 했다. 2000년 1월 처음 무의도를 찾았을 때는 찾아오는 사람도 가게도 몇 없고, 이 섬 출신 버스 기사가 마이크를 잡고 지명 안내와 아이들 학교 다니는 이야기, 동네에서 고기 제일 잘 잡는 사람이야기, 영화 찍으러 오는 사람들 이야기 등 구수한 입담에 박수 치고, 나올 때 전화하면 구석까지 모시러 오겠다고 하여 재미있었다. 참으로 멀어진 이야기이다..

석모도 해명산 / 바다 위 꽃길을 걷는 섬산행

석모도 해명산(327m) 바다 위 꽃길을 걷는 섬산행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2012.4.28. 맑음. 13.8~22.1℃) 전득이고개-해명산-낙가산-보문사-보문사주차장 (3시간 반) 꽃바람 불어 꽃잎이 다 떨어진다 하였는데, 꽃구경 나선 사람들이 어찌 그리 많은지 강화 가는 길은 도로에 차가 가득하여 예상보다 더딘 길이 되었다. 사람들이 직접 가 봐야 직성이 풀린다고나 해야 할까? 옛말에 문인은 세 가지 것의 노예인 삼노(三奴)라 해서 묵향에 취한 묵노(墨奴), 여행에 취한 풍노(風奴), 꽃향기에 취한 향노(香奴)가 그것인데, 꽃구경 나서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러한 정취를 가진 사람이 많다. 석모도를 가려면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건너야 한다. 배를 타는 것 자체가..

실미도 / 영화로 세상에 나온 섬

실미도 영화로 세상에 나온 섬 인천광역시 중구 (2011.10.31) 매표소-징검다리-영화촬영지-매시랭이-선녀바위-민드래미-징검다리-매표소 (3시간) 실미도는 영화로 세상에 나온 섬이다. 1971년에 실미도사건으로 북파부대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고, 소설을 영화로 만든 후 실미도 존재는 더욱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무의도에서 보면 초승달처럼 생긴 모래밭을 지나서 실미도가 누에처럼 누워 있다. 물이 길을 열고 물이 길을 닫아 하루에 두 번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주민들이 섬 안에 들어가서 채취작업을 할 때도 물이 섬을 가두기에 일 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 11시40분에 섬에 들어섰다. 13시40분이 간조라서 16시반까지는 나오라는 매표소 직원의 말이었다. 간조시간 전후로 모두 5시간이 섬에 있을 ..

장봉도 섬 산행

장봉도(長峰島) 섬 산행 이름도 길고 봉우리도 많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 장봉 4리-해안가-윤옥골-가막머리-봉화대-장봉 4리-국사봉(151m)-말문고개-팔각정-옹암선착장 장봉도는 이름대로 길고(長) 봉우리(峰)가 많다. 썰물이 빠지면 금방이라도 걸어서 닿을 듯한 거리에 강화도가 있다. 고려 때 몽고 침입으로 본도에서 이곳으로 피난 와서 살기 시작했다는 곳인데, 강화도호부 소속이었으니 본도는 강화도를 의미한다. 매시간 인천 영종도 삼목선착장을 떠나 이곳 옹암선착장에 배가 닿으면 한 무리 사람들이 섬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논 가운데에 백로가 제 얼굴을 비춰 보는지 미동도 않는데, 바다 바깥에선 괭이갈매기가 이따끔 울어댄다. 썰물이 빠져 나간 갯가는 싱싱하다. 군데군데 남아있는 굴을 까서 짭짜름한 바다 냄..

고려산 / 진달래 꽃가지에 바람만 다녀가고

고려산(高麗山 436m) 진달래 꽃가지에 바람만 다녀가고 강화군 (2011.4.10. 흐림→맑음→ 오후 늦게 비. 2.5~12.8℃) 청련사 입구-청련사-고려산-진달래 군락지-고인돌군-고인돌군-적석사 갈림길-낙조봉-미꾸지고개 (8.7㎞. 3시간) 고려산은 애당초 오련산(五蓮山)이라 하였다. 고구려 장수왕 때 인도 고승 천축조사가 오색 연꽃을 뿌려 절터를 잡았다 하여, 산이름도 절이름도 모두 그에 따라 지었다. 몽고 침입으로 고려가 강화로 천도하면서 고려산으로 이름을 바꾸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39년 항몽 기간 중 강화는 국운을 짊어진 곳이었지만, 그 이전에도 근세에도 강화는 수도를 지킨 터이고 고난의 땅이었다. 그 땅에 우뚝 솟아 지키고 있는 산이 마리산,혈구산,정족산,낙가산,해명산,고려산이다. 고려산..

혈구산 / 사방이 터져 둘러보는 맛이 좋은 산

혈구산(穴口山 466m) 사방이 터져 둘러보는 맛이 좋은 산 인천광역시 강화군 (2011.3.13. 맑음. 4~13.2℃) 외포 1리 외주정류소-외포정미소-임도-퇴모산(338)-혈구산-고비고개 (약 9㎞. 4시간) 지기(地氣)가 모인 곳을 혈구(穴口)라 하는데, 혈구산은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다. 사람 입에 해당하는 혈구는, 초입부터 정상까지 올라가면서 내려보는 내가저수지가 그런 자리일 것이다. 산은 높아야만 좋은 산이 아니라 가슴 속에 느끼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혈구산에 올라 보면 주위가 모두 터져 호호탕탕 시원하다. 온 산이 빨려들 듯 모여들고 흩어진다. 산줄기가 살아 숨쉬 듯 호쾌하다. 백두산에서 499㎞, 한라산에서 486㎞. 백두산과 한라산 중간에 자리 잡은 지리적인 위치도 의미가 있고, 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