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 이제는 가족 공간입니다 예전엔 부엌에 사내가 들면 고추 떨어진다고 얼씬도 못하게 했는데 이젠 가족 공간이 되었다. 부엌에 드는 여인네를 '부엌네' '부엌데기'라 낮추어 불렀다. 부뚜막에서 밥을 먹고 부엌에서 하루를 지냈으니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 식구는 어머니를 빼곤 여자가 없어 어머니를 도와드려야 했다. 밤중에 연탄불 갈라고 하면 정지(부엌)에 연결된 고방(광)에서 연탄을 꺼내서 갈고, 학교 갔다 오면 어김없이 물통을 들고 공동수도에 가서 물을 길어 두멍(물독)에 가득 채워야 했다. 밥을 할 때 부엌에 가면 쇠솥에서 김이 새어 나와 밥 익는 냄새가 가득하였다. 나무를 때는 아궁이도 있어서 메주를 쑬 때면 부엌에 김이 자욱하였다. 여름 장마에 운동화를 빨아 급속으로 말릴 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