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2
참새와 인간
참새는 텃새다. 갈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를 하고, 짙은 갈색머리는 곱게 빗어 넘겼다. 가슴과 배는 흰색인데, 턱과 눈밑은 검은색으로 예쁘게 그려 넣고, 흰 뺨에도 검은 점을 찍어 화장을 하고, 흰 목도리를 하여 한껏 멋을 냈다. 그리고 길을 나선다. 참새는 어디를 가든지 떼로 몰려 다닌다. 떼로 몰려 다니며 수다를 떤다. 그러한 부류의 사람이 있듯이, 짹짹짹 무슨 말을 그리 하는 것일까? 어디에 방앗간이 있다는 것일까? 사람 조심하라고 얘기를 하는 것일까? 그래도 참새는 목소리가 낮아서 오히려 즐겁다. '참새가 물을 먹듯 한다'는 말은 한 번에 먹지 않고 여러 번 나눠서 먹는다는 말이다. 부지런히 먹어대고 부지런히 조잘거린다. 어디에 가서 먹이를 갈무리하는 족속은 아니요, 하루에 몸무게의 1/4이나 되는 먹이를 먹으니 부지런 할 수밖에 없다.
참새가 가느다란 풀대에 여러 마리 앉아 있는 것이 신기하다. 새들이 날기 위해서 뼛속까지 가볍게 한다는데, 줄여 줄여 25g으로 몸무게를 가볍게 하여 앉지 못할 풀이 없을 정도이다. 크기를 보면 머리가 큰 가분수인데 앞으로 고꾸라지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예전엔 사람들이 참새들을 잡아먹기도 하였는데, 그래도 봄 여름엔 잡지 않았다. 그때는 참새들이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새가 살아야 인간도 산다. 참새는 곡식도 먹지만 해충도 잡아먹는다. 산란기에는 벌레를 주로 먹는다. 가을에 낱알을 먹는 만큼 여름에 해충을 잡아서 미리 벌충을 하는 셈이다. 사람들은 술집 앞을 지나며 '참새가 방앗간을 거저 지나랴' 하면서 참새 핑계를 댄다. 인간도 참새들처럼 마음 맞는 사람과 얘기하고 싶고, 방앗간에 들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참새 / 한강 암사지구 (20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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