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꿩의비름
진분홍색 꽃차례를 모아 모아
과명 : 돌나물과
개화 : 8~9월
며칠 전부터 한여름 뙤약볕이 차츰 물러나고,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졌다. 지난주에 산길에서 보지 못했던 큰꿩의비름이 성벽 아래에서 줄을 지어 서 있다. 주로 들이나 산기슭에 햇볕이 잘 드는 바위틈에서 잘 자라는 꿩의비름이다. 아마도 지난주 비가 흠뻑 내려 햇빛을 쬐러 나온 모양이다. 돌나물이 노란 별꽃잔치를 열듯, 큰꿩의비름도 줄기 끝에 별모양으로 진홍빛 꽃잔치를 열었다.
꿩의비름 유래는 꿩과는 상관없다는데, 그래도 작명의 연유가 있었을 텐데 그것이 못내 궁금하다. 큰꿩의비름은 꿩의비름 보다 색깔이 진하고 수술이 꽃잎보다 긴 것이 차이점이다. 봄에는 돌나물처럼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줄기 속에 수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식물을 다육식물이라 하는데, 사막에 낙타처럼 수분을 보관하고 있다가 요긴하게 쓰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둥근잎꿩의비름이 주왕산 절벽에서 자라듯 큰꿩의비름도 돌 틈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돌 틈이 경쟁에서 유리한 자리인 것이다. 꽃을 보는 시간은 즐거운 시간이다. 지난주보았던 큰제비고깔을 다시 보려 나섰다가 큰꿩의비름까지 보았다. 인생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충분한 즐거움을 안겨주지 못할 만큼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꽃은 그 짧은 시간에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그것이 꽃이 가진 큰 덕이다. 행복해지려면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라는 것을 꽃에게서 배운다.
큰꿩의비름 / 청량산 (성남. 2019.8.23)
큰꿩의비름 / 청량산 (성남. 20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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