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보원사터 (普願寺址)
고려 초기에 세운 장중하고 수려한 석탑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2026.5.16)
서산 마애삼존불에서 나와 길을 따라 1.5㎞를 더 들어가면 보원사터가 있다. 용천계곡 너머 상왕산(象王山) 아래에 있는 절터이다. 상왕산은 부처님이 머무르는 산이다. 절은 고려 초기의 국사였던 법인국사가 머물렀던 꽤 큰 절로, 한때 번성하였던 절이었다. 통일신라 때는 화엄 10찰이었으나 조선 중기에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이름이 없는 걸 보면 그 사이에 폐사되었다. 마애삼존불의 본사라기도 하고 옛 이름이 고란사라 하기도 한다. 절을 새로 세우고 있는지 가림막을 치고 작업이 한창이다.
절 입구에 당간지주가 있고, 계곡 너머 너른 터에 오층석탑, 부도와 부도비가 보인다. 당간지주는 높이에 맞추어 늘씬하게 다듬었다. 중간에 간대가 있어 드물게 보는 완전한 형태이다. 당간지주에서 산 쪽을 보면 오층석탑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체감률이 급격해 보여도 지붕돌이 넉넉하게 펼쳐져 안정감을 준다. 기단 사면에 돋을새김은 도톰하고도 선명하다. 인체 비례나 조각 솜씨는 뛰어난 편이다. 몸돌에 굄대는 고려시대에 들어서서 생긴 방식이고, 지붕돌이 크고 완만한 것은 백제의 형식이니, 고려 때에 세웠지만 백제의 형식을 반영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장중하고 수려한 느낌을 준다.
석탑 부근에 절집이 있었던 공간은 비어 있고, 바로 뒤로 산 쪽으로 부도와 부도비가 있다. 부도는 고려 초기인 978년에 세운 석물로 기록하고 있다. 대체로 부도는 절터에서 떨어져 있는 편인데, 부도의 주인공인 법인국사의 위치를 반영한 것이다. 규모가 크고 조각이 아름답다. 기단부에는 사자상이, 중대석에는 눈이 부리부리한 용이 구름을 감고 있다. 지붕돌은 상대적으로 커서 무거운 느낌을 주지만 전체적으로 비례감이 있다.
절터 동쪽에는 긴 네모꼴로 된 큰 돌그릇인 석조(石槽)가 있다. 석조는 장식이 없어 더 장중하다. 돌을 파낸 공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석조 옆 건물 앞에는 비바람에 마모된 귀여운 석불좌상이 있다. 세월을 느끼게 하는 돌부처로 어디서 옮겨온 듯하다. 그밖에 보원사절터에서 출토한 금동여래입상은 국립부여박물관에, 철불좌상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모시고 있다. 절터는 넓고 텅 비어 시원하며, 산이 막아서 안온하며 안정적이다. 거기에 장중하고 수려한 석탑이 있어 절터의 정취와 품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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