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安東)으로 간 단원 김홍도 (檀園 金弘道)
체화정 (안동시 풍산읍. 2026.6.16)
단원로 (안동시 운안동~명륜동. 2026.6.16)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박물관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2026.6.19)

단원 김홍도 집안은 하급 무반 벼슬을 지낸 중인 신분이었다. 그는 유년시절 경기도 안산(安山)에서 자랐다. 안산시가 인구가 늘어 분구를 할 때 그곳서 자란 단원을 기억하고자 단원구를 만들었다. 단원 김홍도는 안산에서 사는 표암 강세황을 만나 7세부터 20대 초반까지 그림을 배우고 도화서의 화원이 되었다. 표암은 문인화가로서 서양화풍을 도입한 선구자였다. 그의 자화상은 보물이 된 명품으로 남아 있다. 표암은 한성부윤에 올랐고, 3대가 기로소에 들어간 명문가 집안이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정조는 그를 애도하는 제문을 직접 지었다.
단원은 풍속화, 산수화, 궁중그림 등 모든 그림을 소화하였고, 정조의 눈에 들어 왕명으로 금강산을 찾아 금상산도를 만들었다. 단원은 천재형 화가이지만 그가 기량을 발휘한 것은 표암 강세황을 만났기 때문이고, 정조라는 계몽군주를 만났기 때문이다. 표암은 문인화의 화풍을 후대의 화가들에게 연결시킨 역할과 단원 김홍도란 불세출의 화가를 길러내고 후원한 공로가 있다. 단원은 어진화사로서 정조의 어진을 그린 공로로 종 6품 안기역 찰방(察防)에 임명되어 처음 벼슬에 올랐다.
정조 10년(1783년) 단원이 39세 때 안기역 찰방으로 임명되어 1784.1~1786.5월까지 찰방으로 있었다. 찰방은 지금으로 치면 역장과 우체국장을 겸하는 자리다. 안기찰방 임기를 다할 즈음 김홍도는 풍산읍에 있는 체화정(棣華亭)에 담락재(湛樂齋)란 현판 글씨를 남겼다. 체화(棣華)가 아가위나무 열매가 모여 있는 것을 형제간에 우애 있게 사는 것에 비유한 것인데, 담락(湛樂)도 형제간 우애가 돈독해야 부모에게 참된 도리를 다 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단원은 고성 이 씨 집안에는 이가당(二可堂)이란 현판을 남기고, '갈대꽃과 게' 등을 그린 화첩을 남겼다. 현판을 썼다는 것은 안동 사대부가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이다. 안기찰방을 할 때 그린 그림으로는 〈단원도〉등이 있다. 〈단원도〉에서 거문고를 켜는 이가 그라 하는데, 그는 가끔 그림에서 구경꾼으로 스스로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풍산읍 체화정을 들른 후 단원 김홍도가 안동에서 남긴 자취를 더 찾아보기로 하였다. 운안동에 있는 운안동천(雲安洞天) 각자 부근에 안기역이 있었다고 하고, 그 글씨를 단원이 썼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풍산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단원로 입구로 갔다. 단원로를 열 때 사십여 년 살던 우리 집도 헐렸다. 태화동과 운안동이 만나는 옛 36사단 남쪽 끝이 단원로 시작점으로 북문시장 사거리까지 3㎞를 걸었다. 새로 난 길이라 오래 된 나무는 방송국 앞 버드나무 고목이 유일하였다. 운안동천이 있는 바위는 알고 있었지만 각자(刻字)에 대한 설명문이 따로 없어 확인이 어려웠다. 그래서 사흘 뒤 도산면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을 찾았다. 담락재 현판 진품을 볼 수 있고, 전시회 '안기역 1485'를 열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은 1485년 경국대전을 완성하면서 전국 주요 역에 찰방을 배치하였다. 경상도는 6명의 찰방을 배치하였다. 안기역은 안동부에서 서쪽으로 5리 정도 떨어져 있었다. 안기역 찰방이 관리하는 역은 열두 군데였고, 역마다 역리와 남녀 종, 말을 배치하였다. 안기역을 거쳐간 찰방에는 단원 김홍도 외에 퇴계의 아들 이준, 의병장 배용길, 서애 류성룡의 손자 류원지도 있다. 농암 이현보는 1504년 안기역으로 유배되었는데, 군과 현에 가는 유배보다 더 힘든 처벌에 해당한다고 한다. 안기역의 위치는 운안동천 글씨가 있는 부근이라 하나 기록이 없었다. 체화정에 있는 담락재 현판 진품은 볼 수 있었다. 운안동천은 공민왕의 글씨로 전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다음 숙제는 안동에 있는 동천(洞天)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길을 나서면 공부할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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