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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안동 탐방

유교문화길 / 병산서원을 거쳐 하회마을까지 걷는 길

향곡[鄕谷] 2026. 7. 8. 12:41

 

유교문화길 

병산서원을 거쳐 하회마을까지 걷는 길 

 

하회마을 입구 - 효부골 - 병산서원 - 하회마을길 - 하회마을 충효당 - 하회마을 버스종점

이동거리 9.9㎞. 이동시간 2:54. 휴식 0:12. 계 3:07 (2026.7.6. 맑음. 23.2~29.2℃)

 

 

 

 

 

안동초등학교 앞에서 하회마을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어떤 노인이 다가와 "나는 그동안 신시장에서만 탔는데, 옹천 가는 버스가 여기도 있니껴?"라고 묻는다. 살펴보니 여기서도 있는데 지금 시간에는 여기를 거쳐 가는지 애매하였다. 그 상황을 설명하니. "미심답지요?" 그러신다. 그래서 한 정거장 더 가면 신시장이니 거기서 갈아타시라고 말씀드리니, "카드가 없어 돈이 들잖니껴" 그러며 할머니 어깨를 툭 치고 앞장을 서니,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따라가신다. 

 

조금 뒤 어떤 아주머니가 "저서(저기서) 빨리 걸어오니라꼬 오늘 무지 덥다. 비가 올라그나 왜 이케(이렇게) 더우노" 그러면서 자리에 앉는다. 최근 언론에서 '노'로 끝나는 말을 쓰는 연예인에 대한 정치편향 시비가 나오던데, 그런 말도 처음 듣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아주머니가 아는 사람을 만났다. 그 아는 사람이 "어디 갈라꼬 여(여기) 안잔노(앉아 있노)" "구담 갔다 올라꼬. 좀 있으면 버스가 오니더"로 답한다. 사람들 얘기가 재미있어 듣다가 정작 내가 탈 버스는 한 시간마다 있는데 그걸 놓쳤다.   

 

겨우 다음 버스를 타고 하회마을 입구에 내렸다. 같이 내린 할머니가 "하회마을은 더 가야 하는데요" 그런다. 효부골을 거쳐 걸으려 한다니 서원 가는 길로 가라고 일러준다. 효부골 노인회관에 들어가서 효부골 종합안내소를 물었다. 부근에 그런 거는 없다며 그냥 이 길 따라 걸어가면 된다고 말한다. 효부골 입구에 느티나무가 있는 집에 어른께 물었더니, 산길로 십 년 전에 가본 적이 있다고 하였다. 그냥 아는 길로 가기로 했다. 넓은 풍산 논들 옆 개천가로 난 4대 강 자전거길로 걸었다. 병산서원 2.8㎞라는 표지판이 있는 곳이 갈라지는 길이다. 표지판에는 비포장도로라 썼다. 사실은 시멘트로 포장한 지 상당 기간이 흘렀다. 퇴계예던길도 그렇고 이곳 안내판은 실상과 맞지 않는 곳이다.  

 

낙동강 물길이 서원 앞으로 흘러간다. 강물은 풍산들 한 자락을 끼고 오다가 왼쪽 병산과 오른쪽 화산 사이로 굽이쳐 흘러간다. 물길이 감싸는 화산 양 자락에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이 있다. 서원 앞에는 배롱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였다. 병산서원은 고려 때부터 안동부 풍산현에 있던 다른 이름의 서당을 조선조인 1572년 서애 류성룡이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서원은 임진왜란 때 불타고, 제자들이 그 자리에 새로 지었다. 병산서원 사액은 철종 때 받았다. 대원군이 서원을 정리할 때도 남은 서원으로 우리나라 서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서원은 넓지 않지만 서원이 누리는 주변의 땅과 강이 있어 풍성하고 조화롭다. 입교당 강당 마루에 앉으면 만대루 너머 병산이 보여 시원하다. 만대루 기둥 사이로 강물이 흘러가는 것도 보인다. 그동안 주변 풍경과 서원 건물만 사진에 담느라고 소홀히 하였던 살구나무 고목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는 광합성을 하느라 이산화탄소가 필요한데, 이곳을 거쳐간 수많은 선비들의 호흡이 이 살구나무에 깃들어 있겠구나 생각하였다. 

 

병산서원을 나와 하회마을길로 발길을 옮겼다. 걸어온 곳과 걸어갈 곳의 공간이 툭 터진 강변길이다. 강변을 따라가는 길엔 개망초가 지천이고, 밭마다 참깨꽃이 피어 있었다. 이내 산길로 들어서고 산짐승이 오면 맞닥트려 서로 피할 수 없는 좁은 길이다. 좁은 산길은 길지 않았고, 강물이 돌아서 흘러가듯 산길도 휘돌아 걷는 넓은 길이 이어진다. 그 넓은 길 정점에서 내려서면서 하회마을이 산수화처럼 나타난다. 그림 속에서 볼 수 있는 별천지의 모습이다. 하회마을길 논가에서는 개망초 꽃에 꼬리명주나비들이 모여들었다. 날개가 명주를 닮았고 긴 꼬리가 특징이다. 요즈음 농약을 쳐서 이 나비가 줄고 있다는데, 하회마을은 꼬리명주나비에게도 살기 좋은 터전인 모양이다.   

 

하회마을에 들어서면 마을길은 방사형이고 흙담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마을은 연화부수형으로 연꽃이 뜬 형상이라 한다. 그래서 무거운 돌담 대신에 흙담으로 했다는 것이다. 양진당(養眞堂)은 맏형인 겸암 류운룡의 종가이다. 입향조가 처음 들어선 곳이고, 겸암이 생전에 지은 집이다. 한석봉이 쓴 입암고택(立巖古宅)이라는 편액이 있고, 양진당은  겸암 6대손의 아호이다. 양진당 건너 서애 류성룡의 종가인 충효당(忠孝堂)으로 갔다. 기단이 낮아 집이 눈높이에 맞다. 미수 허목이 쓴 단아한 전서체인 편액의 글씨가 집과 어울린다. 서애가 충과 효를 겸비한 인물이란 뜻이다. 서애가 있을 때는 이 집보다 규모가 작았다고 한다. 그는 임진왜란이 일어나는 해에 영의정에 올라서 도망간 선조를 대신하여 나라를 구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였다. 이순신을 천거하였고, 손수 병서를 지어 그에게 주었다. 양반에게도 군역과 세금을 매기고자 하였던 재상이었다. 이 마을을 찾아와 서애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이 마을을 찾아온 보람이기도 하다. 유교문화길은 문화유산이 가득하고, 아름다운 풍경도 볼 수 있는 명품길이다. 마을 안까지 버스가 들어와 시작점과 끝점을 효과적으로 연결하여 걸을 수도 있다.     

 

 

※ 교통편

(갈 때) 안동 교보문고 건너 또는 안동터미널(버스, 기차) 앞에서 1시간마다 있는 210번 버스 이용. 하회마을 입구 하차

(올 때) 하회마을 버스종점(화장실 앞)에서 1시간마다 있는 210번 버스 이용 안동터미널 방향 이동

* 교보문고에서 8:20, 11:00, 14:05에 떠나는 버스는 9:30, 12:25. 15:30에 병산서원을 거쳐서 하회마을로 간다

 

 

 

풍산들

 

 

 

병산서원 갈림길

 

 

 

병산으로 들어오는 강물

 

 

 

병산

 

 

병산서원 입교당과 살구나무

 

 

 

만대루 너머로 보는 병산

 

 

 

병산서원 복례문 잎 배롱나무

 

 

 

병산서원에서 걸어온 길

 

 

 

하회마을 가는 길

 

 

 

하회마을길 화산 산밑으로 가는 길

 

 

 

하회마을길 화산 산밑에서 보는 낙동강

 

 

 

하회마을길 넓은 산길

 

 

 

하회마을길에서 보는 하회마을 원경

 

 

 

꼬리명주나비

 

 

 

하회마을 초입

 

 

 

겸암 류운룡 종가 양진당 (보물)

 

 

 

서애 류성룡 종가 충효당 (보물)

 

 

 

하회마을 흙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