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98

탱자나무 / 뾰족 가시 철옹성

탱자나무 뾰족 가시 철옹성 나무나 풀이름을 정할 때 그 특징을 가지고 이름을 짓는다. 열매로 이름 지은 탱자나무는 조랑조랑 노란 탱자열매가 첫 번째 특징이라면, 겨울에는 성긋성긋 뾰족 가시가 생울타리를 치고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다. 도둑도 막고 귀신이 들어오면 가시로 찔러 못 들어오게 하는 주술적 의미도 있을 것이다. 손에 넣어 가지고 놀다 보면 노란 물이 배이고 향기는 코끝에 가득하다. 열매는 가루 내어 추어탕 끓일 때도 쓰고 껍질은 말려 건위, 지사제로 쓰기도 했다. 겨울이 되어도 탱자나무 가시는 늘 푸르러 따뜻함이 묻어있고, 얼마 전에 죽은 죽은 코미디언 김형곤이 탱자가라사대 하면서 정치코메디로 우릴 즐겁게 하였던 기억이 난다. 옛날 큰집 울타리가 탱자나무여서 아름답기는 하였지만 울타리가 너무 커서..

산딸기 / 잎새 뒤에 숨어 숨어 익은 산딸기

산딸기 잎새 뒤에 숨어 숨어 익은 산딸기 장미과 무더운 여름날 산길가나 들에서 산딸기를 만날 수 있다. 잎새 뒤에 숨어숨어 익은 산딸기. 꽃은 수수하고 열매는 피로 해소에 그만이다. 길 동무와 나누어 먹으면 더 좋다. 붉은빛줄기에 가시가 있어 좀 앙칼스럽고 야성미가 있다.산에서 나는 딸기는 종류가 스무 가지도 넘는다는데 그중 복분자딸기는 정력이 좋다는 소문 때문에 수난이 그치지 않는다. 산딸기 / 안동 가송리 (2011.6.12) 옛날 한 남자가 산에서 길을 잃어 헤매다 배도 고파 산 딸기를 정신없이 따먹고 겨우 집에 돌아왔는데, 다음 날 오줌을 누었더니 오줌발이 너무 세서 오줌항아리가 뒤집어지고 말았다 한다. 오줌항아리를 뒤집는 열매인산딸기를 그 뒤로 복분자(覆盆子)라 불렀다고 하는데, 한방에서도 복분..

함박꽃 / 함박눈처럼 아름다운 꽃

함박꽃 함박눈처럼 아름다운 꽃 목련과 함박꽃은 봄 가고 여름이 오면 깊은 산골짜기에서 볼 수 있다. 하얀 꽃잎이 함박눈처럼 아름다워 함박꽃이다. 깊은 산 수풀 속에서 고개를 숙이고 함초롬이 피기에 쉽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가까이 다가서도 수줍어서 고개를 들지 못하는 모습이 좋고, 향기도 은은하여 마음에 와닿는다. 산에서 피는 목련이라 산목련이라 하는데, 목련은 꽃이 피고 잎이 나는데 비해, 산목련은 잎이 먼저 난 뒤에 꽃이 핀다. 한자말로는 천상의 여인에 비유하여 천녀화(天女花)라 부른다. 북한에서는 목란이라고 하는데 국화로 삼고 있다. 산길 가다가 이렇게 아름답고 화사한 모습을 만나면 나도 몰래 다가가서 한참을 들여다본다. 함박꽃 / 정선 가리왕산 함박꽃 / 평창 오대산 두로봉 함박꽃 / 점봉산 흘림..

진달래 / 화전 부쳐 먹는 참꽃

진달래 화전 부쳐 먹는 참꽃 응달진 곳에서 하늘거리는 모습이 연약하지만 무리 지어 핀 모습은 아름답고 소박하다. 화사한 연분홍이 아름다워 사랑노래 단골손님이요, 아름 따다 님 가시는 길에 뿌리는 애틋한 꽃이다. 수로부인에게 헌화가를 부르며 꺾어준 꽃도 진달래였다. 진달래의 한자이름은 두견화(杜鵑花). 중국 촉나라 두우(杜宇)가 구해준 사람에게 배반당하고 쫓겨나 그 원통함에 죽어서 두견새가 되어 피를 뿌려 핀 꽃이 두견화란다. 우리나라는 계모 구박에 못이겨 죽은 여자아이의 혼이 진달래가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다. 청주에 진달래를 넣은 술을 두견주(杜鵑酒)라 하는데,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이 병들어 요양할 때 딸이 꿈에서 신선의 가르침을 받아 만든 술이라고 한다. 백일주라 하여 술 담궈 100일 뒤에 마시면..

감나무 / 까치밥의 여유

까치밥의 여유 감나무 과 : 감과 꽃말:좋은 곳으로 보내다오 꽃 떨어질 땐 실에 아이들이 감꽃을 끼워가느라 모여들었던 감나무. 여름철 어린애 주먹만 한 풋감이 기왓장을 때려 가끔 밤잠을 깨웠던 그 감나무 아래 시원하게 자리를 펴고 숙제하던 때엔 더위를 몰랐다. 그 퍼런 감을 신문지에 널어 물렁해지면 좋은 간식이 되었다. 가을엔 지붕에 올라서거나 사다리를 걸치고 대나무 막대기로 감을 따서 광주리에 담아 나르던 넉넉한 감나무다 곶감은 허함을 보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체한 것을 없애준다고 하여 민간요법으로 널리 쓰였다. 고염나무에 접을 붙여야 감나무가 되듯이 배워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는 의미로 감을 제사상에 올렸다. 감나무는 사람 사는 곳과 가까이 있어 푸근하고 넉넉하며 유익한 덕이 있다. 감나무의 ..

조팝나무 / 별주부가 처음 만난 나무

조팝나무 별주부가 처음 만난 나무 과명 : 장미과 고전소설 '토끼전'에서 용왕의 병을 낫게 하려 토끼를 데리려 온 별주부가 처음 만난 나무가 조팝나무라고 한다. 부지런한 별주부처럼 봄부터 여름에 집을 나서면, 들에도 낮은 산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꽃이다. 어릴 때 집에서 핀 옥매화를 보고 흰빛이 어찌 이리도 화려할까 하고 감탄하곤 했는데, 영월에 있는 태화산에 갔다가 눈가루를 뒤집어 쓴 것처럼 눈부신 조팝나무를 보았다. 꽃이 한창 피었을 때 좁쌀로 지은 조밥을 흐트러 놓은 것 같다 하여 조밥나무로 부르다가 조팝나무가 된 것이라 한다. 꽃도 좋지만 약용 쓰임새가 더 화려하다. 잎에 조팝나무산 이라는 해열과 진통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버드나무의 아세틸살리실산과 함께 진통제의 원료가 되었다. 진통제의 ..